남극 눈에서 ‘미세 플라스틱’…펭귄도, 인간도 위험하다

김유민 기자
수정 2022-06-14 10:01
입력 2022-06-14 06:30
급격한 환경·기후변화 의미
먹이사슬 영향…생태계 위협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뉴질랜드의 캔터베리 대학의 연구원들은 남극대륙의 19개 지역에서 샘플을 수집했고 각각의 샘플에는 작은 플라스틱 파편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지구과학연맹(EGU)이 발행하는 저널 ‘빙권’(The Cryosphere)’ 최신 호에 발표됐다.
미세 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재료의 침식으로부터 발생하며 쌀 한 톨보다 작아 육안으로는 확인하기 힘들다. 연구원들은 녹은 눈의 1 리터당 평균 29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발견했다. 주로 청량음료 병과 의류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남극 대륙 같은 외딴 지역에 도달하는 미세 플라스틱의 의미는 방대하다. 남극 유기체는 수백만 년에 걸쳐 극한의 환경 조건에 적응했으며, 급격한 환경 변화로 인해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세 플라스틱은 고산 지대나 극지방의 눈과 얼음에 존재하게 되면, 빙권을 더 빠르게 녹일 수 있다. 미세 플라스틱은 대기에서 구름입자를 뭉치게 도움을 주는 빙정핵(氷晶核)으로도 작용해 기후에 추가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외신들은 이번 발견은 플라스틱이 분해될 때 형성되는 미세플라스틱이 지구의 해양 환경과 기후, 생물체에 생태학적 피해를 주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2017.4.25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 제공
뿐만 아니라 남극 크릴새우가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경우 남극의 전체 먹이 사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실제로 오래 전부터 극지방의 포식동물들의 먹이에서도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는데 이 오염으로 인해 현존하는 펭귄 중 가장 몸집이 큰 황제 펭귄이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2100년까지 이들 개체수가 81%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의 평균 농도는 주변 로스해와 동남극 해빙에서 보고된 것보다 더 높다”라고 경고했다.

김유민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