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복 입혀 배드민턴 치게 하고 텃밭 일 시킨 소방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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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봉 기자
한상봉 기자
수정 2022-01-11 16:40
입력 2022-01-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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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헬기 출동 활주로 인접 텃밭에서 채소를 재배중인 소방관들(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소방헬기 출동 활주로 인접 텃밭에서 채소를 재배중인 소방관들(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 제공)
현장 소방관들에게 근무시간에 텃밭을 가꾸게 하고 방화복을 입힌 뒤 배드민턴을 치게 하는 등의 갑질을 해온 소방서장급 간부가 경징계를 받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인천소방본부는 최근 징계위원회를 열고 사적노무 요구 금지 위반 등으로 전 119특수구조단장 A소방정(4급)에게 ‘감봉 2개월’ 처분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인천시 행정부시장이 위원장으로 있는 징계위는 정직 1개월의 처분을 내리려 했으나, A소방정의 과거 수상 경력 등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낮췄다. 공무원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와 감봉·견책 등 경징계로 나눈다.

이에 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은 이날 “경징계로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가지 않을지 우려된다”며 “소방청과 인천시는 사건을 면밀히 조사해 인천소방본부장과 해당 고위 간부를 즉시 파면·해임 등 조치를 해야 하고 재발방지책도 수반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국무조정실과 소방청에서 인천소방에 최고 수준의 징계를 하도록 요구했음에도 경징계를 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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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소방관에게 방화복을 입게 한 뒤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 제공)
부하 소방관에게 방화복을 입게 한 뒤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 제공)
A소방정은 지난해 8월 부하 직원들에게 근무시간에 소방호스를 이용해 배추와 고추 등이 심어진 텃밭에 물을 주게 한 의혹을 받았다. 텃밭도 농작물 재배가 금지된 소방항공대 헬기 활주로 인근에 조성했다. 지난해에는 인천 중구 영종도 119특수구조단 헬기 격납고에서 부하 직원에게 방화복을 입게 하고 배드민턴을 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외부에서 테이블을 가져다 놓고 회식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수칙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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