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기 철도파업 ‘잃은 것’과 ‘얻은 것’
수정 2013-12-30 18:27
입력 2013-12-30 00:00
국민 불편·산업계 피해 막대…노·정, 사회갈등 비화’철도 민영화’ 국민적 관심 불러 일으켜’불씨는 여전’
22일째 사상 최장기로 진행된 철도 파업은 국회 국토교통위 산하에 철도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면서 30일 전격 철회됐지만 큰 상처를 남겼다.역대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장기간 이어진 이번 파업은 수서 발(發) KTX 자회사에 대한 분할 민영화 논란에서 촉발됐다.
전국철도노조는 수서 발 KTX 운영회사 설립 이사회 개최 중단 등을 요구하며 9일 오전 9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했으나 코레일은 파업 다음날인 10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수서 발 KTX 법인 설립·출자 계획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노조의 반발이 격화된 가운데 정부는 지난 27일 수서발 KTX 법인의 철도운송사업 면허를 발급했다. 정부와 코레일은 오랜 독점 구조로 17조원에 달하는 만성적 누적 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철도에 경쟁 체제를 도입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절차를 한치의 흔들림없이 착착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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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 여야의원들이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철도발전소위원회 구성 합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태흠, 김무성, 민주당 박기춘, 이윤석 의원. 연합뉴스 -
국회 국토교통위 여야의원들이 30일 오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철도발전소위원회 구성 합의 결과 발표 회견을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 박기춘 민주당 의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이윤석 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과의 협상을 통해 국토위 산하에 새누리당이 위원장인 철도발전소위를 구성하고 정부와 코레일·철도노조 인사가 자문 역할을 하는 대신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협상 당사자 3인이 서명한 합의문 전문. 연합뉴스 -
철도파업 21일째인 29일 오전 서울 코레일 구로 차량기지 정비 사무실에 ’대체인력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이를 취재하려 하자 한 코레일 관계자가 사진 촬영을 막아서고 있다. 연합뉴스 -
29일 청량리열차승무사업소에서 대체승무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코레일은 철도파업으로 인한 대체인력 채용공고(660명)를 통해 우선 채용한 20명을 대상으로 27일부터 직무교육을 시작했으며 30일 오후부터 안산승무사업소 전동차 승무원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
철도파업 21일째인 29일 오후 서울 중구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코레일 인재개발원 소속 직원이 대체인력을 대상으로 모의운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철도파업 21일째인 29일 오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복귀를 호소하는 플래카드 앞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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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21일째인 29일 오후 서울역 전광판에 철도파업 관련 사과문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
철도파업 21일째인 29일 오전 서울 코레일 구로 차량기지에 전동차들이 멈춰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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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21일째인 29일 오전 서울 코레일 구로 차량기지를 찾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동차 정비장 앞에서 민영화 반대 시위 중인 노조원들에게 악수를 청했으나 거절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
철도파업 21일째인 29일 오전 서울 코레일 구로 차량기지를 찾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동차 정비장을 찾아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서 장관은 ”660명 규모의 대체인력 채용이 진행 중”이라면서 ”만약 (파업이) 장기화하면 기존 인력을 대체해 추가 충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철도파업과 관련해 수배 중인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가운데)이 29일 오후 민주노총을 방문한 통합진보당 의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성윤 민노총 수석부위원장, 김명환 위원장, 신승철 민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
철도파업과 관련해 수배 중인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29일 오전 민주노총을 방문한 유은혜 민주당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우원식, 설훈, 신계륜, 유은혜 의원 등과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29일 오전 민주노총을 방문한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 우원식, 설훈, 신계륜, 유은혜 의원 등과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
29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정의당 국회의원단 긴급기자회견’에서 심상정 원내대표, 박원석 의원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
29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정의당 국회의원단 긴급기자회견’에서 박원석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국회의원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공공부문 민영화 정책노선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박근혜 정부는 철도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연합뉴스 -
28일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가 서울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세종로사거리에서 맞불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일대에서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및 촛불집회’ 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던 도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 동시 총파업에 돌입하며 상경 조합원 10만여 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했다. 연합뉴스 -
2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한 집회 참가자가 살수차를 막아서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 동시 총파업에 돌입하며 상경 조합원 10만여 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했다. 연합뉴스 -
28일 오후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및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일대에서 집회를 이어가기 위해 모여들고 있다. 연합뉴스 -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일대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및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마치고 해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일대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 및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를 마치고 해산하는 가운데 이 일대 교통이 혼란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
28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를 마친 시위대가 청계천을 지나며 막아서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가 열린 28일 집회를 마친 시민이 무교동 방향으로 진출하며 경찰과 충돌했다. 한 경찰이 몸싸움에 밀려 패스트푸드점으로 들어와 있다. 연합뉴스 -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가 열린 28일 서울광장으로 향하는 을지로가 경찰의 도로차단으로 텅비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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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대회’가 끝난 후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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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시청 신청사 인근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청계광장으로 행진하던 도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 동시 총파업에 돌입하며 상경 조합원 10만여 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했다. 연합뉴스 -
집회 참가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사거리 앞에서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의 불법대선 개입 진상규명과 철도민영화 계획 중단을 요구하며 거리행진을 시도하자, 경찰이 최루액을 발사하며 이를 저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명환 한국철도노조 위원장이 28일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서 영상으로 투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명환 한국철도노조 위원장이 28일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서 영상으로 투쟁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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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파업 20일째인 28일 오후 경찰이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옥에서 차량 검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철도노조 파업 20일째인 28일 오후 경찰이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를 둘러싸고 있다.
연합뉴스 -
철도노조 파업 20일째인 28일 오후 경찰이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를 둘러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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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파업 20일째인 28일 오후 경찰이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를 둘러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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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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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철도민영화중단 대학생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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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브래컨(Kevin Bracken) 호주항만노조 부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사 앞에서 열린 철도민영화 저지 철도파업투쟁 승리 문화제에서 연대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수서발 KTX법인의 철도운송사업 면허 발급 관련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브리핑을 한 27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사 1층 로비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
27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사 앞에서 철도민영화 저지 철도파업투쟁 승리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27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사 앞에서 철도민영화 저지 철도파업투쟁 승리 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이 철도노조 파업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정부와 코레일은 정부 정책과 관련한 이번 파업을 명분없는’불법’으로 규정, 사법 처리와 징계 등 ‘원칙’과 ‘무관용’을 강조하며 노조에 대한 압박강도를 계속 높여갔다.
이런 상황에서 30일 철도노조와 여야가 파업 철회를 전제로 국회 내 소위구성에 전격 합의해 이번 철도파업 사태는 일단 봉합되는 듯한 모양새이다.
그러나 철도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열차 운행률이 크게 떨어져 국민은 큰 불편을 겪었고, 물류 수송차질로 산업계가 본 피해도 막대했다. 국민과 경제에 큰 상처를 남겼다.
코레일도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었다. 코레일은 이 같은 영업손실액에 대해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태다.
1차로 9∼16일 손실액 77억원을 먼저 청구했고, 이후 파업 종료 시까지 손실액을 추가 청구하면 손해배상액은 수백억원을 넘길 수도 있다.
정부와 경찰이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지도부를 검거하기 위해 지난 22일 사상 처음으로 민주노총 본부까지 강제 진입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이번 철도파업은 정부와 전체 노동계의 갈등으로도 비화됐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노동계는 물론 야당과 시민 사회단체까지 가세하면서 극심한 ‘정치·사회 갈등’으로 까지 번졌다.
그러나 상처만 남긴 것은 아니다. 이번 파업사태로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1년 말 새로 만드는 수서발 KTX 사업 노선을 누가 운영할지 논의하면서 본격화된 ‘철도 민영화’ 논란에 대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016년 개통하는 수서발 KTX는 서울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고속철도 노선이다.
이 노선을 운영할 KTX 자회사 설립이 노조의 주장처럼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인지에 대해서는 국민들사이에서도 여전히 의견이 팽팽하다. 정부와 코레일은 민간 회사의 참여 가능성을 ‘이중삼중의 안전장치’로 완벽히 차단해 더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만큼 믿어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 파업 철회로 모든 갈등 요인이 해소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국민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30일 철도노조와 여야가 파업 철회를 전제로 구성에 전격 합의한 국회내 소위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나갈지에 큰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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