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물갈이 카드’ 꺼낸 김병원, 금융계열사도 손댈까
이유미 기자
수정 2016-10-26 09:20
입력 2016-10-25 22:24
농협 ‘인적쇄신’ 바람
오늘 임추위… 후임 인선 착수
농협생보·손보 사장 교체 가능성
이경섭·김원규 향후 거취 관심

NH농협금융 제공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8년 절치부심하던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칼을 빼들었다는 게 농협 안팎의 시선이다. 김 회장은 지난 8년간 세 번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해 ‘삼수’ 끝에 올해 2월 당선됐다. 농협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사전 선거운동 혐의로) 김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던 터라 취임 이후 반년 넘게 인사가 미뤄졌다”며 “당초 (검찰의 불구속 기소가 확정된) 7월 초에 진행하려던 인사 카드를 이제야 꺼내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전날 사표를 수리한 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전무), 이상욱 농업경제 대표, 허식 상호금융 대표 외에도 농협중앙회 상무급 이상 임원들에게서 사퇴서를 받아 놓은 상태다. 농협은행부행장 10명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과 이 대표 등은 모두 최원병 전임 회장이 선임한 인물이다. ‘최원병 색깔 빼기’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임원추천위원회는 26일 구성된다. 후임 인선이 본격적으로 다뤄지게 된다. 농협 2인자인 부회장에는 이번에 퇴임한 허 대표 등 전현직 임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올해 2월 김 회장이 결선투표(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당선되는 데 표를 보탰던 경남 지역 ‘보은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 회장이 금융 계열사 CEO는 사실상 손을 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실질적인 대주주는 농협중앙회이지만 형식상으로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김 회장과의 ‘조율’을 거쳐 몇몇 CEO는 교체할 것이라는 얘기다. 김용복 농협생명보험 사장과 이윤배 농협손해보험 사장의 교체설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이경섭 농협은행장에 대해서는 관측이 팽팽히 엇갈린다. 이 행장은 지난 24일 일부 직원들에게 “내 사임과 관련해서 전혀 얘기 들은 바 없다”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번 물갈이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황제 대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인적 쇄신 성격도 있다고 보는 측은 이 행장 책임론을 거론한다. 이 행장과 김 장관은 경북대 경제학과 1년 선후배 사이다. 대출이 이뤄진 시점에 이 행장은 농협금융지주 소속이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사적 인연을 들어 뒷말이 무성하다. 이 행장 측은 “대출 라인이 아니었다”며 펄쩍 뛴다.
이 행장과 함께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경북대 경영학과)은 농협 내 대표적인 ‘경북대 라인’이다. 김 사장은 이번 일괄 사퇴서 제출 대상에서 유일하게 제외됐다. 농협중앙회 측은 “조직 안정 차원의 인사”라며 이런저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6-10-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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