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건이 옴므파탈役 원해… 나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수정 2012-05-26 00:28
입력 2012-05-26 00:00
칸영화제 감독주간 ‘위험한 관계’ 허진호 감독


허 감독은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혀 모르는 언어로 영화를 찍는 게 가장 힘들었다. 처음에는 무성영화를 찍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들이 대사를 끝냈는데 컷을 외치지 못하고 멍하니 바라봤다.”고 말했다. 이어 “장동건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옴므파탈(나쁜 남자)이 하고 싶다더라. 변화를 주고 싶었던 모양인데 나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18세기 프랑스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한 원작을 허 감독은 1931년 상하이로 옮겨 놓았다. “원작소설은 심리묘사가 탁월했다. 동건이랑 농담을 한 게 우리가 일찍 이 소설을 읽었다면 연애를 훨씬 잘했을 거라고 할 정도로 사랑의 모습을 잘 드러냈다.”고 말했다. 또한 “원작은 프랑스 혁명 이전의 화려하고 물질적이지만, 진정한 사랑은 없던 시절이 배경이다. 1930년대 상하이 상류층도 못지않게 쾌락 지향적이었다. 제작자가 오늘날 중국 또한 다르지 않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모르는 언어로 영화 찍기 힘들어”
장바이즈는 장동건과 ‘무극’(첸 카이거, 2005)에 이어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그동안 장동건은 결혼했고, 장바이즈도 5살, 2살짜리 아들을 둔 엄마가 됐다. 그는 “‘무극’ 때는 조용하고 편안한, 성격 좋은 오빠였는데 7년 만에 만나니 성숙한 남자의 향기가 났다. 동시에 너무 완벽한 남자라 무섭기도 했다. 여자라면 빠질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누구와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극 중 대립각을 세우는 장쯔이와는 ‘촉산전’(서극, 2001) 이후 11년 만이다. “그땐 둘 다 어렸는데 이젠 30대가 됐다. 장쯔이는 국제적인 성공을 했고, 난 두 아이의 엄마가 됐다.”면서 “막상 영화에 함께 나오는 장면이 별로 없어 아쉬웠지만, 장쯔이는 1988년판 ‘위험한 관계’의 미셸 파이퍼 못지않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글 사진 칸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2-05-26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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