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암 환자에게 치명적 이유 알고보니…

유용하 기자
수정 2022-12-19 14:59
입력 2022-12-19 14:45
미세먼지 장기노출시 대식세포 자극해 암세포 전이 촉진
생쥐 실험을 통해서도 미세먼지의 암전이 촉진 확인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는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체내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를 자극해 암세포 전이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실험 및 분자 의학’에 실렸다.
미국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인류의 수명을 평균 2.2년 단축시켜 흡연(1.9년), 음주나 약물(9개월), 전쟁(7개월), 에이즈(4개월)보다 수명에 더 큰 위협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도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미세먼지 위해성이 알려지면서 미세먼지와 암 발병 사이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려는 연구는 많지만 암 전이와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는 적다.
연구팀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이 폐의 면역세포, 그중에서도 선천성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라는 점에 주목하고 미세먼지에 노출된 폐 대식세포 배양액을 암세포와 반응시켰다. 그 결과 대식세포가 미세먼지에 자극받으면 이로 인해 분비되는 단백질이 암세포의 전이 위험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암세포의 표피 생장 인자 수용체(EGFR)가 활성화되면서 이동성이 증가하고 EGFR과 결합해 암 증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HBEGF라는 물질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생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도 확인됐다. 폐암에 걸린 생쥐를 미세먼지 환경에 장기간 노출시키자 암 전이가 증가하고 HBEGF 억제제를 투입하면 전이가 차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박영준 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미세먼지가 암 전이에 관여하며 대식세포를 통해 암 전이가 쉽게 되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식시켜 미세먼지 발생 억제와 대응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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