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남들이 타던 썰매를 빌려 수리해 쓰던 과거와 달리 이제 제법 남부럽지 않은 장비를 갖추고 경기에 나선다.
대우인터내셔널 등 후원사의 도움으로 남자 대표팀은 ‘유로텍’이라는 회사에서 제조한 썰매를 탄다.
세계적인 자동차업체인 BMW 제품을 타는 미국과 비할 수는 없지만, 유로텍 제품 역시 캐나다, 네덜란드 등 강국들이 사용하는 고품질의 썰매다.
아직 평창에 정식 트랙이 없다는 점이 훈련 시간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자주 지적되지만, 2010년 생긴 스타트 훈련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강 부회장은 “영국, 모나코 등 정식 트랙 없이 스타트 훈련장만 갖추고도 메달을 따는 나라들이 많다”면서 “우리도 스타트 훈련장이 생긴 이후 1년 내내 기량을 다듬을 수 있게 되면서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국가대표로 소집해 오랜 기간 훈련하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올림픽 메달권을 노리는 것도 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썰매의 발전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 그는 “후배들이 잘하고 있으니 이제는 내가 할 일이 없어 편하다”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만족도 잠시, 대화 주제는 곧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해 착수해야 할 일들로 이어졌다.
선수의 숫자가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이들 사이에 경쟁을 붙여 함께 성장하도록 만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강 부회장이 예로 든 라트비아는 ‘에이스 파일럿’의 푸시맨과 브레이크맨으로 신예들을 붙여 어깨너머로 기량을 익히도록 한 뒤 새로운 파일럿으로 길러낸다고 한다.
이런 경우처럼 한국도 이제는 원윤종(경기연맹), 김동현(강원도청) 외에 다른 파일럿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 가세하는 파일럿의 뒤에서 배운 신예가 다시 파일럿으로 성장하면서 ‘새끼를 치듯이’ 선수 저변을 확대하고 경쟁을 붙이는 효과를 거둬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런 구상을 이루려면 더 좋은 선수들이 썰매 종목으로 계속 유입돼야 한다.
강 부회장은 “원윤종이 처음 강습회에 왔을 때 80% 정도의 선수라고 봤고, 스켈레톤의 윤성빈(한국체대)은 90%의 선수로 봤다”면서 “이들이 짧은 기간에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선수로 성장했는데, 만약 선수로서 100%의 자질을 갖춘 선수가 썰매를 탄다면 얼마나 훌륭한 선수가 되겠느냐”며 앞으로 꾸준히 선수 육성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직 할 일이 많다”며 해 뜨는 방향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2018년 한국 썰매에 사상 첫 메달을 안겨줄 ‘약속의 땅’ 평창에 고정된 듯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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