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집에 웃은 한국…벼랑끝 몰린 중국

김경두 기자
수정 2018-02-28 22:22
입력 2018-02-28 22:08
김지석, 농심배서 당이페이 꺾어 오늘 커제 이기면 5년 만에 우승
한국기원 제공
김 9단은 초반 포석과 전투에서 짭짤한 실리를 챙겼다. 하지만 두 차례 완착 탓에 중반 주도권을 내줬다. 특히 두 개 백 대마가 사활에 걸리면서 형세가 더욱 어려워졌다. 가까스로 이를 해결했지만 집 부족에 걸렸다. 당이페이도 대회 6연승을 목전에 두자 완착이 이어졌고 막판 반집 승부를 허용했다. 그럼에도 한국 측 검토실에선 ‘김 9단이 많이 쫓아갔지만 반집 패가 유력해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때 김 9단은 좌 하변에서 부족했던 팻감을 기어코 만들어 냈다. 결국 패 싸움에서 승리하며 짜릿한 반집 승을 거뒀다. 목진석 대표팀 감독도 “(검토실도 한 팻감이 늘어나는 것을) 발견 못했고 나중에 봤다”며 김 9단을 치켜세웠다.
김 9단은 팻감 묘수에 대해 “당이페이 9단이 팻감 늘리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상대가 잘 받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초반엔 바둑이 괜찮았는데 백 대마의 사활을 착각하면서 순식간에 역전당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게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계가를 잘 하는 편이 아니어서 끝까지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커제 9단과의 대결에 대해서도 “(제) 실력만 발휘하면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제 손으로 농심신라면배를 끝내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상하이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2018-03-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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