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의 토탭+레그킥, MLB 적응 어려워”
수정 2016-04-15 11:21
입력 2016-04-15 11:04
블리처리포트 “타격 전 자세 줄이거나 빨리해야”“그래도 박병호의 재능은 MLB서 통할 수 있다”
한국의 거포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고전하는 이유가 복잡한 타격 전 자세 때문이라고 미국 스포츠매체 블리처리포트가 15일(한국시간) 분석했다.
AFP 연합뉴스
빅병호는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전까지 7경기에서 25타수 4안타(타율 0.160) 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 매체는 “한국에서 2년간 105홈런을 때리며 힙을 입증한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는 그 힘을 펼치기 어려워하고 있다”며 그 이유가 “삼진을 많이 당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박병호는 28타석에서 삼진을 13번 당했다.
박병호는 한국에서도 삼진율이 24.5%에 달했으며, 투수력이 더 강한 메이저리그에서 삼진을 더 당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이 매체는 판단했다.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정착한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도 한국에서 통산 삼진율 16.9%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21.2%의 삼진율을 찍었듯이 “재능 있는 타자도 메이저리그 적응은 어려운 것”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블리처리포트는 박병호가 지난 11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우완 불펜투수 딜런 지의 시속 150㎞ 직구에 헛스윙한 장면을 예로 들면서 “그의 복잡한 타이밍 메커니즘을 메이저리그 피칭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지가 왼 다리를 들어 올리며 와인드업을 할 때 박병호는 양발을 모두 땅에 그냥 대고 있다.
지가 공을 던질 준비를 하자 박병호는 앞쪽 발로 땅을 툭툭 치는 토탭을 했다.
그리고 지가 던진 공이 날아가고 있을 때 박병호는 살짝 레그킥을 했다.
공이 이미 포수 가까이 왔을 때 박병호는 발을 내려놓았다.
이 매체는 “타격 타이밍을 맞추려고 토탭을 하는 타자도 많고, 레그킥을 하는 타자도 많다. 그러나 둘 다 하는 타자는 거의 없다. 공이 날아가고 있는데 레그킥이 절정이 있는 타자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정호도 움직임이 큰 레그킥을 한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강정호의 타격 모습을 보면, 그의 레그킥은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에 정점에 와 있다.
블리처리포트는 “메이저리그의 공은 한국보다 더 빠르다”며 “그는 모든 타격 과정을 더 일찍 시작하는 게 좋을 수 있다. 아니면 토탭이나 레그킥 중 하나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희망적인 전망도 했다. 박병호가 타격 타이밍만 맞춘다면 한국에서 뽐낸 엄청난 힘을 메이저리그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병호는 이미 한 차례 비거리 약 132m에 달하는 대형 홈런을 쏘아 올려 이를 입증했다.
이 매체는 “타이밍 메커니즘 조절은 하룻밤에 되는 일이 아니다. 며칠, 몇 주, 몇 달이 걸릴 수도 있으며, 그 전까지는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한다”면서도 “그래도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스타가 되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그의 재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병호도 자신이 삼진을 많이 당하고 있으므로 타격 타이밍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최근 미네소타 지역지 ‘트윈시티스 닷컴 파이오니어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타자가 삼진을 많이 당할 때는 답이 뻔하지 않나. 타격 타이밍이 완전히 헝클어졌다.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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