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허들 감독에게 고마움, 말로 다하기 어려워”
수정 2015-09-15 14:22
입력 2015-09-15 14:14
MLB닷컴과의 인터뷰
지난 8월 말 마이애미 말린스의 원정 클럽하우스에서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 게임에 열중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홈페이지인 MLB닷컴이 묘사한 풍경이다. MLB닷컴은 15일(한국시간)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완벽한 궁합을 증명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메이저리그에 빠르게 적응한 강정호와 또 그 적응을 빠르게 만든 피츠버그를 함께 조명했다.
허들 감독은 “남에게 대접받고 싶으면 너도 남을 대접하라고 하지 않느냐. 우리는 단지 그 ‘황금률’에 따랐다”며 “내가 이 선수(강정호)였다면 나는 어떻게 대접받길 바랐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MLB닷컴은 강정호가 지난 2월 중순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서 열린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에 도착했을 때 그는 신비에 싸인 선수였다고 돌아봤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KBO리그 통계가 있지만 두 가지 의문이 남았다고 했다. 하나는 ‘그가 칠 수 있을까’와 다른 하나는 ‘그가 적응할까’였다.
강정호 역시 “나 또한 다가올 이번 시즌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첫 시즌이었다. 신비감? 나 또한 가지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지금까지 강정호는 MLB닷컴이 언급했던 한 가지 의문은 완벽하게 해소했다. 강정호는 그냥 잘 치는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이다. MLB닷컴은 “강정호는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자 중 한 명이고, 메이저리그 문화에 빠르게 녹아들면서 이제는 피츠버그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호평했다.
강정호는 또 하나의 의문도 빠르게 지워냈다. 물론 피츠버그 구단의 도움도 컸다. 메이저리그는 잘 알려진 대로 시즌이 길고 이동시간 역시 KBO리그보다 훨씬 길다. 언론의 취재 요청도 KBO리그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MLB닷컴은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안과 밖의 생활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배려했고, 메이저리그 생활이 편안해지고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했다.
강정호의 재능과 부상자가 속출한 팀의 사정이 맞물려 강정호의 출전 시간은 점점 늘어났다. 강정호는 후반기에만 타율 0.316에 OPS(출루율+장타율) 0.939를 기록 중이다.
이에 대한 강정호의 답변은 한결같다. 그는 “야구는 어디에서 하든지 간에 상관없이 다 똑같다”고 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강정호의 에이전트인 앨런 네로와 긴밀하게 협력해 강정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려 애쓰고 있다. 강정호의 가족은 정규 시즌이 시작되고 두 차례 미국에 왔다.
강정호는 친구들과 한국 음식이 그립고, 의사소통이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인정했지만 이와 관련해서 통역 김휘경 씨가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강정호는 김씨를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MLB닷컴은 전했다.
김씨는 강정호가 미국 미디어와 인터뷰를 할 때를 비롯해 팀 동료 및 코치진과의 대화 등 매 순간 강정호의 옆에서 대화의 다리가 되어주는 것은 물론 문화적인 차이에 적응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팀 동료인 숀 로드리게스는 “강정호의 성격은 다른 선수들과 비슷하다. 그는 편안해 보이고 농담하는 것을 좋아한다. 재미있는 순간을 즐기지만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안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허들 감독에 대해 “사실 그가 얼마나 나를 지지해줬는지를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우리는 대화를 많이 한다”고 했다. 강정호가 영어를 배우려 노력하는 사이 허들 감독은 몇 개의 한국어 표현을 익히려고 애쓴다.
강정호는 팀 동료에 대해서도 “모두 대단하고, 행복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라며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녹아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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