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병에 강제 키스” 화천 전방 부대서 강제 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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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4-08-20 10:02
입력 2014-08-20 00:00
병사 간 성추행과 가혹행위가 연일 사회적 충격을 주는 가운데 화천 전방 부대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강제 추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20일 육군 관계자에 따르면 강원 화천군 소재 육군 모 부대에서 A(21) 일병이 동기와 후임병 등 3명을 수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로 지난 13일 불구속 기소됐다.

A 일병은 지난 5월 중순부터 말까지 부대 내 생활관과 흡연실, 취사장, 샤워장 등 공개된 장소에서 동기와 후임병의 입에 강제로 혀를 넣어 키스하고 볼에 뽀뽀하거나 목덜미를 핥는 등 상습적으로 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일병은 군 조사에서 “부대원에게 친근감의 표시로 과한 장난을 쳤는데 강제 추행에 해당하는지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범행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현재 A 일병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또 A 일병이 샤워장에서 피해자 중 한 명에게 강제로 키스할 당시 알몸인 피해자의 어깨를 뒤에서 잡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B(20) 상병도 적발했다.

B 상병은 당시 A 일병의 추행 의도를 인지하지 못한 채 범행에 단순 가담하게 된 경위가 인정돼 군 검찰로부터 기소 유예 처분을 받았다.

B 상병은 사단 내 타 부대로 전출 조치된 상태다.

이들의 강제 추행 사실은 지난 6월 일일업무 결산 시 피해자가 분대장에게 이 같은 사실을 직접 보고해 드러났다.

군 당국은 즉시 가해자와 피해자들을 분리시키고 헌병대 조사를 받게 했다.

군 헌병대는 조사 과정에서 같은 부대 C(22) 병장도 지난 4월 초부터 5월 말까지 수차례에 걸쳐 A 일병 등 후임병 4명의 볼에 뽀뽀하거나 귀를 깨물고 목덜미에 침을 묻히는 등 일부 추행을 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그러나 군 검찰은 피해자들이 ‘친근감의 표시였다’는 C 병장의 진술에 동의하며 C 병장에 대한 선처를 호소한 점, C 병장이 초범인데다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애초 지난 12일이 만기 전역일이었던 C 병장은 7일간의 영창 처분을 받고 19일 자로 만기 전역했다.

사단 관계자는 “A 일병은 현재 범행 대부분을 인정하는 상태로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 기소됐으며 오는 9월 첫 공판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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