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훈 제주시장 불법·특혜 의혹 사실로 드러나
수정 2014-07-31 18:09
입력 2014-07-31 00:00
감사위, 관련 공무원 6명 징계·시정 조치 요구

연합뉴스
감사위는 31일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시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특별조사를 벌여 상수도 공급 특혜, 주차장 용도 불법 변경, 불법 가설건축물, 미신고 숙박업 영업, 건축물이 들어설 수 없는 곳에 주택을 짓도록 한 점 등 8가지 위법·부당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위는 제주도와 제주시 등 관련 기관에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공무원 6명(중징계 1·경징계 1·훈계 2·인사자료 통보 2)에 대한 징계와 시정조치 등을 요구했다.
감사위는 이 시장이 주택을 지은 부지는 도시계획조례상 나무가 기준 이상 밀집해 있어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 곳이며, 세계자연유산관리단이 비자림 일대 개발행위에 반대했음에도 제주시 구좌읍이 이를 무시하고 건축신고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구좌읍이 이 시장이 부지에서 1.3㎞ 떨어진 곳에서 상수도를 공급받는 조건으로 건축신고를 받아놓고, 비자림 공공용수 상수도관을 연결해 쓸 수 있도록 건축신고 수리조건을 부당하게 변경해 특혜를 준 것도 위법하다고 감사위는 설명했다.
감사위는 “이로 인해 향후 인근의 토지주가 같은 신청을 하면 거부할 수 없게 돼 문화재보호구역인 비자림 일대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부설주차장 용도를 승인된 내용과 다르게 변경하고, 신고 없이 농지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창고 용도로 사용하는가 하면, 신고 없이 민박을 운영한 것도 위법하다며 관련 기관에 시정을 요구했다.
또한 이 시장이 2011년 시설원예단지 사업 보조금 4천만원을 받고도 원예작물이 아니라 약용작물을 재배해 감사위원회가 보조사업 대상 작물을 재배토록 하거나 보조금을 회수하라고 농업기술원에 시정 요구했지만 적정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농업기술원장에게 경고하고 시정 요구했다.
그러나 이 시장에 대해서는 징계나 고발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감사위는 “이 시장이 관련 법을 위반했지만 당시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형사상 고발은 할 수 있어도 징계 등 신분상 처분을 하기 어려우며, 법령을 위반한 부분에 대해서도 시정명령을 먼저 한 뒤 이행하지 않으면 고발토록 돼있다”고 해명했다.
문화재청장이 지난 2013년 초 제주를 방문했을 때 비자림 공공상수도 공급이나 건축 관련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문화재청장과 이 시장이 동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외압을 넣었다는 정황이나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감사위는 밝혔다.
앞서 도내 일부 언론과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은 이 시장에 대해 갖가지 의혹을 제기하며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도 감사위는 지난 14일 감사에 착수, 2주가량 감사를 벌여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시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신상 문제로 논란이 불거지고 시민과 도민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시시비비를 떠나 송구스럽다”며 일부 의혹은 자신의 과실로 인정하고 도민에 사과했다.
이 시장은 제주 시민운동의 맏형 격인 제주참여환경연대의 산파역으로 공동대표를 지냈다. 농촌마을 희망 만들기와 향토산업육성·컨설팅 등 마을 만들기 지원 조직인 사단법인 지역희망디자인센터 대표를 맡다가 민선 6기 제주 도정의 개방형 직위 공모를 통해 제주시 행정시장에 발탁됐다.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발탁되자 ‘깜짝 인사’라는 반응이 많았지만 취임 초기부터 여러 문제에 휘말려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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