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K온돌

서동철 기자
수정 2026-09-04 04:32
입력 2026-09-04 04:22
경상남도 사천 늑도유적엔 고대국가 초기 해양문화 흔적이 몰려 있다. 2023년 발굴조사에선 BC 1세기의 온돌이 확인됐다. 벽체 주변에 판석을 양쪽에 세워 좁은 터널 형태로 고래를 만든 초기형이었다. 방 전체에 고래가 깔린 전형적인 온돌로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앞서 평안북도 영변 세죽리의 BC 3~BC 1세기 유적에서도 온돌이 확인됐다. 아궁이에서 직선으로 뻗은 외줄 고래가 직각으로 두 차례 꺾여 굴뚝으로 나가는 형태다. 판석을 고래 양쪽에 세워 열기가 흐르도록 하는 기본적인 구조는 늑도와 같다. 당시 한반도 남단에서 북부지역에 이르기까지 온돌이 널리 쓰이고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온돌’(溫堗)은 1425년(세종 7년) 조선왕조실록에 처음 등장한다. 성균관 유생들이 습질에 많이 걸린다는 소식에 세종이 “공조로 하여금 동재와 서재를 수리해 각각 5칸을 온돌로 만들게 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945년 완성된 구당서(舊唐書)는 ‘고구려에선 겨울에 모두 긴 구덩이를 만들고 그 아래 불을 때 따뜻하게 한다’고 언급했다. 온돌이라는 표현은 없었어도 이미 한국인 특유의 겨울 난방 방식이었다.
로마시대에도 히포카우스툼(hypocaustum)이라는 난방 형태가 있었다고 한다. 대형 목욕탕의 바닥과 벽체에 열기를 통과시키는 방식이다. 중국 북방에도 캉(炕)이라는 일종의 온돌 문화가 있다. 랴오닝성의 ‘판캉(盘炕) 기술’은 중국의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몽골 등 유목민족도 비슷한 문화가 있다.
우리 온돌은 전통 문화에 머물지 않고 살아 숨쉬며 더욱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마침 국가 온돌문화 전승확산 추진위원회가 엊그제 출범식을 가졌다고 한다. 온돌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하는 것은 물론 ‘K온돌’을 세계로 퍼뜨리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더해지며 온돌이 기후변화 시대 인류를 추위에서 벗어나게 할 국제사회의 키워드로 떠오르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가 됐다.
서동철 논설위원
2026-09-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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