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당직 사퇴 카드’ 초강수… 야권 재편 가시화되나

임일영 기자
수정 2015-12-08 05:10
입력 2015-12-07 23:36
‘安 탈당=野 공멸’ 내세워 勢결집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 전문기자 daunso@seoul.co.kr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빠진 대신 대테러 대책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미래와 총선 승리를 위해 가닥이 잘 잡히길 기대하며 당내 문제는 상황을 좀 봐 가며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추운 겨울을 맞아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따뜻한 외투를 입혀 줘야 한다. 많은 걸 갖고 있는 분이 더 많이 내려놓고 당의 승리를 위해 함께해야 한다”며 문 대표의 사퇴를 에둘러 촉구했다.
김영환, 강창일, 김동철, 신학용, 김영록, 노웅래, 문병호, 유성엽, 이윤석, 장병완, 정성호, 박혜자, 최원식, 황주홍 의원 등 14명은 서울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하고 ‘구당(救黨)모임’을 꾸렸다. 이들은 “현 지도부 체제로는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데 인식을 함께한다”며 “문 대표와 안 전 공동대표는 당 분열을 막고 구당을 위한 노력에 살신성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의원은 “(살신성인 요구란) 당 대표 사퇴를 포함한다고 해도 될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가급적 섣부른 탈당을 하지 않았으면 하는 요구”라고 말했다. 당내 대표적 비주류 모임인 민집모(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는 구당모임으로 발전적 해체를 하기로 했다.
문 대표의 혁신전당대회 불가 입장은 변함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밤 페이스북에 “가기로 목숨 걸면 지는 해가 문제랴”, “충분히 흔들리면 고통에게로 가자”는 내용이 담긴 고(故) 고정희 시인의 시를 올린 것도 ‘마이웨이’의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안 전 대표의 극단적 선택을 막기 위한 ‘묘수’를 찾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 측에서는 혁신전대 수용은 힘들지만 ‘문·안·박 공동지도부’와 유사한 형태의 임시 지도체제를 비롯한 타협안은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 대표는 “제가 오늘도 (안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해) 대답을 드리기가 좀 난감하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손을 잡고 단합하고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단합과 협력의) 그 방안으로 이른바 문·안·박 협력 체제를 제안했는데, 또 다른 방안으로라도 그런 협력 체제가 모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문 대표 측은 8일 관훈토론회에서 자연스럽게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개혁적 국민정당 창당추진위원회 위원장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이날 추진위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제1야당의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는 길은 신당 창당을 통해 야권 주도 세력을 교체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 전 대표를 포함한 야당 의원들도 함께한다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확실한 결단을 내려서 신당 흐름에 함께해 준다면 그것을 통해 한국 정치, 특히 야권 주도 세력을 전면적으로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2015-12-08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