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월권”-”너나 잘해” 발언 놓고 공방
수정 2014-04-02 15:45
입력 2014-04-02 00:00
野 “상상할 수 없는 발언”…與 “먼저 시비·비아냥”
여야 지도부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 이행 문제를 둘러싸고 상대를 향해 비판과 막말성 발언을 쏟아내면서 양측의 공방전으로 비화됐다.
연합뉴스
안 대표는 “왜 대선공약 폐기를 여당의 원내대표께서 대신 사과하시는가”라며 “충정인가, 월권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듣고 있던 최 원내대표가 연단을 향해 “너나 잘해”라고 소리쳤고, 새누리당 의원들도 “새정치는 철수해”, “백년 정당 만든다고 했던 것 사과해”라는 야유성 발언을 퍼부으며 가세했다.
새정치연합은 즉각 최 원내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이윤석 수석대변인은 본회의가 끝나자마자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 원내대표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참으로 경악스럽기 짝이 없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상식 밖의 행동”이라며 “국회 파트너인 제1야당의 당 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불쑥 끼어드는 게 새누리당식 품격 정치인가”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대변인도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도 쓰지 않는 천박한 언사를 제1 야당 원내대표가 연설하는 중에 했다는 것은 인격 수준을 의심하게 하는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이라며 “정치 도의에도 어긋나고 인간의 기본적 윤리에도 어긋난다”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도 연설 직후 취재진과 만나 “언어는 사람의 품격”이라는 한 마디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한길 대표도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1야당 대표가 연설하는데 여당 원내대표가 ‘너나 잘해’ 소리치는 걸 보고 집권세력의 오만과 독선이 도를 넘었다고 생각했다”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도 반격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안 대표의 ‘충정’, ‘월권’ 발언을 문제 삼았다.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전쟁을 벌이는 장수 간에도 예의를 갖추는 법”이라며 “당 대표가 상대 당 (원내)대표에게 월권이니, 충정이니 비아냥거리며 직접 인신공격하는 것은 구태정치를 하던 옛날 야당에서도 본 적이 없다”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국회에 등원한 지 일 년도 안 되는 초년생 당 대표가 상대 당 대표를 향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으니 역시 새 정치의 소멸을 자진 고백한 것”이라며 “하룻강아지가 범에게 달려드는 무모함과 다를 바 없다”라고 덧붙였다.
최 원내대표 측 관계자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당의 공약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데 대해 당연히 사과할 수 있는 것인데 그걸로 안 대표가 먼저 시비 걸고 월권이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원내대표가 사과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 진짜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좋지않은 풍경이지만 여야 간 기 싸움에 대해 말꼬투리를 잡아서 논평하는 야당 행태가 안타까움을 넘어 불쌍하다”며 “그렇게 비판할 게 없어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말에 꼬투리를 잡나”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