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환율 1530원 돌파… 금융위기 이후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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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3-31 16:11
입력 2026-03-31 09:49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외환 당국의 시장 안정화 노력이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 모습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1일 첫 공개 발언에서 ‘학자적 대응’을 하는 데 그쳐 환율 상승 폭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4.4원 오른 1530.10원으로 집계됐다.

오후 2시 15분쯤 1536.90원까지 치솟아 2009년 3월 10일(장중 1561.00원)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인덱스가 하락하는데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 매도 속에 원/달러 환율만 가파르게 오르는 취약한 모습을 노출했다.

그러나 이창용 현 한은 총재뿐 아니라 외환 당국의 다른 한 축인 재정경제부에서도 별다른 구두 개입성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당국 실무자들도 중동 상황을 주시하면서 환율 변동성을 낮추기 위한 일상적인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 조정)을 하는 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마지노선인 160엔을 넘나들자 일본은행과 재무성 고위 관계자들이 연일 강도 높은 구두 개입에 나선 것과 확연히 대조되는 대목이다.

더구나 차기 총재 인사 검증을 앞두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신 후보자 역시 이날 ‘데뷔전’에서 원론적인 발언만 내놨다.

전날 귀국한 신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현재 환율 레벨(수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일단 환율이 어느 정도 리스크(위험)를 수용할 수 있는지 보는 만큼 그런 면에서 큰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환율은 높지만 달러 유동성은 상당히 양호하다”며 ‘위기론’을 진화하는 데 주력했다.

이와 관련,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환율 수준이 높아도 달러 유동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에서 더 나아가 현재 펀더멘털보다 과도하게 오른 환율 수준을 짚고, 지나친 변동성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아 원화 약세 베팅을 부추긴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제 중앙은행 총재로서 시장을 상대해야 하는데, 신 후보자가 너무 학자적으로만 대응한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당국이 외환보유고를 무의미하게 소진하며 시장 개입에 나서는 것도 상책은 아니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환율이 사실상 ‘트럼프 입’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딜레마’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금융시장이 중동 이슈에 매몰돼 있다 보니 당국에 뾰족한 묘수가 없을 것”이라며 “지금 손을 쓴다고 해도 환율 방향성을 돌릴 수 없고, 오히려 비용만 더 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이 협상을 타결했다는 뉴스만 나와도 환율이 당장 수직 낙하할 것”이라며 “환율 방향은 전적으로 전쟁에 달려 있다”고 내다봤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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