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주진모 덕에 한류에 관심…인천에 봉사하러 왔어요”
수정 2014-09-23 10:38
입력 2014-09-23 00:00
자원봉사자로 활약중인 홍콩 중문대 교직원 카렌 입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말에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한국 남자들이 여자를 때린다고 그러던데 괜찮겠어?”
연합뉴스
한국어를 공부하면서 받을 수 있는 오해와 편견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통역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카렌 입의 한국 사랑은 꽤 오래됐다. 어린 시절, 주진모가 출연한 ‘해피엔드’(1999)를 보고 한국말에 관심을 뒀다. 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공부했다. 졸업하고 나서는 학원이 없어서 독학으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23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다”고 말했다.
카렌은 홍콩 중문대학교의 교직원이다. 이번 대회를 위해 한 달간 휴가를 냈다. “눈치가 보여 미리 할 일을 다 처리하고 왔다”고 했다. “이미 자원봉사에 이력이 난 터에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분위기”여서 가능했다.
사실 카렌은 자원봉사로 한국을 자주 찾았다. 2012년 여수엑스포와 지난해 인천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자원봉사자로 일했다. 당시에도 2주나 한국에서 휴가를 보냈다.
카렌은 인천아시안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부터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광저우는 “인천에 가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고 한다.
”한국어에 능통한 홍콩 사람이 거의 없었기”에 인천으로 가는 과정은 비교적 순탄했다. 엑스포와 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경력도 도움이 됐다.
”광저우 때는 경기종목센터에서 일했어요. 선수들과 감독들을 만날 일이 없었죠. 하지만 인천에서는 통역을 맡으면서 선수들, 감독들과 많이 만날 수 있어 좋아요. 매일 선수들과 감독들이 찾아와 일정 등 여러 가지를 물어봐요. 그런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쁩니다.”
한국어, 영어, 중국어에 능통한 그는 아시안게임이 끝나는 다음 달 4일까지 이 같은 스포츠 가교 역할을 맡는다.
이처럼 여러 스포츠 행사에 참여했지만, 스포츠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의외다.
”중국 사람들은 축구나 농구 좋아하고, 홍콩인들도 체조나 수영 등에 관심을 보여요. 저는 진짜 운동을 안 해요. 잘 보지도 않고요.”(웃음)
그렇다면, 왜 한국에 자주 와서 자원봉사를 하는 것일까.
”주진모 덕택에 한국에 관심을 두게 됐어요.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도 키웠고요. 또 자원봉사를 하면서 보람도 많이 느꼈습니다. 한국 자원봉사자들은 기업에 다니시는 분들 만큼이나 열심히 일하는 것 같아요.”
그는 지난 2006~2008년 홍콩 LG전자 지사에서 일했다.
카렌 입은 “여건이 된다면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싶다”면서 밝게 웃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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