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마라톤, 핵 위협으로 외국인 출전 반토막
임병선 기자
수정 2018-04-09 23:36
입력 2018-04-09 22:44
김일성 생일 기념 국제대회, 43개국서 429명 참여 “영화 세트장 같은 도시”
평양 AFP 연합뉴스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이어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긴장을 누그러뜨리며 ‘보통국가’로 돌아가겠다는 신호를 보내지만 관광객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웜비어의 북한 여행을 주선한 ‘영 파이어니어 투어’ 가이드 맷 쿨레차(32·호주)는 “마라톤 관광객 숫자는 감소했지만 올해 관광객 목표는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언론들이 많아지면서 의문스럽고 위험한 나라란 이미지는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하프마라톤(21.0975㎞)을 뛴 영국 학생 캘럼 매컬로흐(23)는 AF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평양이란 도시에 대해 “웨스 앤더슨(49) 감독의 영화 세트장 같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을 여행함으로써) 뻐길 수 있게 됐다”며 “누군가 당신에게 어디를 가지 말라고 하면 더 가고 싶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10만명 수용 규모인 모란봉구역 김일성경기장을 출발해 김일성광장과 ‘미래로’ 같은 평양 랜드마크를 거쳐 되돌아오는 코스에서 진행된 대회 엘리트 1위는 북한의 리강범(2시간12분53초)에게 돌아갔다. 아프리카 출신이 13명이나 출전했지만 3위까지 모두 북한 사람이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25세 쌍둥이 자매 중 언니 김혜경이 2시간27분24초로 여자부 1위를 꿰찼다. 또 언제나 그렇듯 동시에 결승선을 끊은 김혜성이 2위를 차지했다.
또 장애인의 대회 참여가 처음으로 허용돼 싱가포르인이 휠체어를 탄 채 달렸다. 북한 시각장애인 한 명도 뛰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8-04-1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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