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부메랑’ 美발등부터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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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수정 2025-03-12 01:36
입력 2025-03-12 01:36

커지는 경기침체 공포

2년 반 만에 나스닥 4% 최대 낙폭
올 성장률 전망 2.4%  → 1.7% 하향
백악관 “2분기 감세효과 체감할 것”
美증시 쇼크에 코스피 1.3% 하락

폭락장 진화 나선 백악관
“시장과 재계 시각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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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경기침체 공포로 번지면서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블랙 먼데이’에 빠졌다. 이날 증시 급락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사진은 한 트레이더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 뉴욕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경기침체 공포로 번지면서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블랙 먼데이’에 빠졌다. 이날 증시 급락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사진은 한 트레이더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
뉴욕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막가파식 관세 정책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충격을 주면서 ‘경기 침체 공포’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지난해까지 승승장구하던 미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졌고 기관들도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기 시작했다. 시장에선 “‘트럼프 허니문’이 출범 두 달도 안 돼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10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 급락해 미 인플레이션 충격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2년 9월 13일(-5.16%)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8% 넘게 밀려 조정 국면(전 고점 대비 10% 하락)에 근접했다. 11일 코스피 역시 미 증시 급락 영향으로 1.3% 하락 마감했다.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관세 정책으로 인한) 과도기가 있다”고 말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 증시·가상자산 폭락에 불을 붙였다.

이달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 제품에 대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했다가 하루 만에 자동차 관세를 유예한 데 이어 6일에는 캐나다·멕시코의 다른 수입품에도 추가 유예 조치를 했다. 7일에는 돌연 “캐나다산 목재와 낙농제품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그의 이해하기 힘든 오락가락 정책 행보에 폭스뉴스 인터뷰까지 더해지자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교한 계산 없이 경기 침체를 신경 쓰지 않고 관세 전쟁에 나섰다’고 판단해 자산 투매에 나섰다. 그를 ‘준비된 대통령’에서 ‘선무당’으로 다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4%에서 1.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고객에게 보낸 메모에서 “무역 정책과 관련한 우리의 가정이 상당히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백악관 당국자는 “주식 시장의 동물적 감각과 업계 지도자가 파악한 내용 사이에는 차이가 크다”며 “중장기적 경제 영향에 있어서는 업계 지도자의 판단이 더 가치 있다”고 말하는 등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재계 리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니 증시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뜻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할 만한 이유가 많다”며 “2분기에는 모두가 감세의 현실을 목도하면서 (경기가) 이륙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도 갖지 않았다.

류지영 기자
2025-03-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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