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부통령은 “중요한 점은 동맹국들이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행보라고 믿을 만한 무언가를 그들(북한)이 실제로 할 때까지는 압박을 중단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최대압박 전략은 지속하고 강화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화를 원하면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WP는 펜스 부통령이 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 회동과 10일 스케이트 경기 관람 때 이런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아시아 방문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매일 협의를 했지만, 문 대통령과의 이 두 차례 만남 전까지 한미 양국이 평창올림픽 후에도 한국이 새로운 대북 관여를 지속할지와 관련해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
이런 입장 불일치는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첫 회동 전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통한 대북 관여를 실제 협상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희망했으나, 펜스 부통령은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간 두 차례 회동에서 돌파구가 열렸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펜스 부통령은 국제사회가 ‘대화의 대가’로 북한에 양보하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관여가 어떻게 다른지를 질의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단계를 밟지 않는 한, 단지 대화 테이블에 앉는 것만으로 경제 또는 외교적 혜택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펜스 부통령은 평창올림픽 이후 평양과의 외교적 해법을 지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WP는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20년과는 다른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북한 고위급대표단에 ‘미국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내게 전했다”고 소개했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진정한 제재 완화를 위해선 정확히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느냐는 로긴의 질문에는 “모른다”며 “바로 이런 이유로 대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펜스 대통령이 밝힌 ‘대화를 위한 대화’는 새롭게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앞서 렉스 틸러슨 장관은 수차례 이런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북한과의 대화가 문제 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WP는 이런 대화에서 실질적 협상으로 가는 길은 매우 어렵다면서 그러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해 대화는 필수적 첫 단계”라고 강조했다.
로긴은 특히 미국이 전제 조건없는 초기 대화의 개념을 받아들인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는 한미 관계의 균열을 해소하고 미국과 북한이 파괴적 국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한 희망을 가져올 절차를 밟을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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