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장례식 축제 같았으면”…송재림, 생전 밝힌 버킷리스트 재조명
조희선 기자
수정 2024-11-13 15:27
입력 2024-11-13 15:27
배우 송재림이 39세의 나이로 지난 12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가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대해 언급한 생전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다.
송재림은 2022년 5월 유튜브 채널 ‘MK스튜디오’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같은 달 개봉한 영화 ‘안녕하세요’ 관련 인터뷰에 참여했다.
영화 ‘안녕하세요’는 홀로 외로움과 괴로움을 견디며 사는 고등학생 수미(김환희)가 호스피스 병동의 간호사와 환자들을 만나면서 세상의 온기를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 송재림은 호스피스 병동의 바리스타 윤빛을 연기했다.
이 영상에서 송재림은 자신의 버킷리스트에 관해 “내 장례식장에서는 (사람들에게) 샴페인을 먹게 하고 싶다”며 “축제 같은 장례식을 하는 게 버킷리스트”라고 했다.
또 죽음을 앞두고 가장 생각날 것 같은 사람으로는 부모님을 언급했다. 송재림은 “역시 부모님이 생각날 거다”라며 “하지만 내가 먼저 갈 수는 없으니”라고 했다.
송재림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과 관련해 “(그 기준이) 연기적인 고민인 것 같다”며 “대본에 있는 연기를 하는 게 맞는지, 내가 원하는 연기를 해야 하는 게 맞는지 헷갈리는 나이”라고 했다.
이어 “시대도 바뀌는 것 같고, 나는 어느 순간 스포트라이트 밖에 있고, 나이는 먹어가고 그런 고민을 한창 할 때인 것 같다”며 “40대를 준비하는 남자 배우라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것저것 계속 시도해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영상 끝부분에서 송재림은 작품을 보게 될 관객들에게 “우린 다 애쓰고 있다.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 보는 그 순간에도. 시간이 지나는 것, 힘든 것 모두 우리 맨몸으로 맞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금 느슨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경찰서에 따르면 송재림은 지난 12일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송재림과 함께 점심을 하기로 했던 지인이 집을 방문했다가 그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한 고인은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왕의 곁을 지키는 과묵한 무사를 연기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4년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해 인기를 끌었으며 올해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우씨왕후’에도 출연했다.
올해 2월 연극 ‘와이프’와 지난달 폐막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무대에도 올랐다.
지난해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마치고 홀로 활동한 고인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긴 여행 시작’이란 문구를 남겼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4일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조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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