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팽 당한 이집트 통신사 ‘오라스콤’

문경근 기자
수정 2016-04-06 02:20
입력 2016-04-05 23:10
휴대전화 통화 품질 나빠져…北, 기술 다 빼내고 퇴출 의도
대북 소식통은 RFA와의 통화에서 “과거에는 휴대전화 이용자들이 고려링크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강성네트를 더 좋아한다”며 “그 이유는 고려링크의 통화 품질이 갑자기 나빠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려링크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2008년엔 통화가 잘돼 가입자가 급증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시내에서도 통화가 끊어지기 일쑤고 도시와 농촌 간 통화는 하루 또는 이틀까지도 먹통 상태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중국의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오라스콤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통신기술을 다 빼낸 상태에서 고려링크를 북한에서 퇴출시키기 위해 조치를 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오라스콤이 투자한 돈으로 북한은 이미 이동통신사업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다 갖췄다”며 “강성네트도 고려링크 기지국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북한이 단독으로 통신사업을 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라스콤 측은 북한이 2011년쯤 강성네트를 출범시키고 고려링크와 합병을 추진하자 반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북한도 고려링크에 대해 고사(枯死) 작전에 들어갔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고려링크의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300만명에 달해 영업이익이 8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오라스콤은 북한 당국의 외화 반출 거부로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하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6-04-0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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