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데기 학폭’ 실제 피해자의 고백 “가해자는 간호사·사회복지사 자격증 땄더라”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업데이트 2023-02-08 17:15
입력 2023-02-08 17:12
방송서 아직 남은 화상 자국 공개
“미용실 고데기만 봐도 트라우마”
“3일씩 감금도… 복수하고 싶어”


이미지 확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에게는 ‘고데기 학폭’으로 생긴 화상 자국이 십수년이 지난 후에도 남아 있다. 넷플릭스 캡처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대학교에서 가해자 중 한 명과 마주쳤어요. 손이 덜덜 떨리는데 그 친구가 자기 친구들을 다 데리고 와서 ‘나 얘 아는 얘야’라며 웃고 지나갔어요. 화가 났지만 아무 말도 못 했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에서 고데기를 이용한 학교 폭력 장면이 화제가 된 가운데 실제로 ‘고데기 학폭’을 당했던 피해자가 방송에 출연해 가슴 아픈 과거를 털어놨다.

지난 7일 방송된 채널S 예능 ‘진격의 언니들’에는 학창 시절 동급생들로부터 폭력을 당한 박성민씨가 출연했다.

이미지 확대
채널S ‘진격의 언니들’ 방송화면 캡처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박씨는 자신의 오른팔에 선명하게 남은 화상 자국을 공개하면서 “동급생 두 명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 맞기도 많이 맞고 고데기로 화상을 입기도 했다. 2도 화상을 입어 오른쪽 팔에 아직도 자국이 있다. 가열된 판 고데기로 5분 정도 지져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당시가 3학년 가을방학이었는데 고름이 터져 옷에 고름이 달라붙었다”며 “고데기 공포증이 생겨서 미용실에서 고데기를 대면 그 사람이 가해자처럼 보인다”고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박씨는 “가해자들은 포크로 제 온몸을 찔렀고, 플라스틱 파이프에 맞아 홍채가 찢어지기도 했다. 그땐 온몸에 피멍 자국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이미지 확대
채널S ‘진격의 언니들’ 방송화면 캡처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가해자들의 폭력은 학교 밖에서도 이어졌다.

박씨는 “부모님께는 내가 가출했다고 알리고, 본인 부모님께는 오갈 데 없는 날 재워줘야 한다고 거짓말했다. (가해자들 집에) 한 번 가면 3일씩 감금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가해자 가운데 한 명만 처벌받았고, 다른 한 명은 봉사 40시간과 일주일 정학으로 끝났다고 박씨는 전했다.

이미지 확대
채널S ‘진격의 언니들’ 방송화면 캡처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
그는 “가해자에게 복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이 된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가해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느냐’는 질문에 “소셜미디어(SNS)를 봤는데 간호사 자격증,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더라. 그게 너무 화가 나기도 하고, 소름 끼치기도 한다”고 했다.

이에 MC 박미선은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을 버려야 한다. 이거는 본인이 잘못한 게 아니다. ‘네가 맞을 짓을 했겠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라며 “얼마만큼 시간의 걸릴지 모르겠지만, 잘 버텨서 칭찬해 주고 싶다. 얼마나 힘든 시간을 스스로 잘 버텨왔을지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정수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120년 역사의 서울신문 회원이 되시겠어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