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예비 신랑, 전 재산 들고 ‘예비 장모’와 도주 [여기는 인도]
이종실 기자
수정 2025-04-12 17:50
입력 2025-04-12 17:50

인도에서 결혼식을 앞둔 예비 신랑이 예비 장모와 함께 도주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예비부부가 함께 모은 돈은 물론 장인의 전 재산까지 가져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 하고 있다. 11일 온라인 매체 오디티센트럴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알리가르에서 결혼을 불과 9일 앞둔 예비 신랑 라훌(20)이 예비 신부의 어머니 아니타(40)와 함께 도주했다.
라훌은 오는 16일 약혼녀 시바니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양가에서는 청첩장을 돌리고 수많은 하객을 초대하는 등 결혼 준비에 한창이었다. 그러나 지난 6일, 라훌은 결혼식 옷을 사러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고, 당일 밤 가족에게 “이제 떠난다, 찾지 마라”는 말을 남겼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라훌이 혼자가 아니라 시바니의 어머니 아니타(40)와 함께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시바니는 라훌의 실종 직후 어머니와 함께 집에 보관돼 있던 가족의 전 재산까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도난당한 재산에는 예비부부가 함께 모은 현금과 보석은 물론, 시바니의 아버지가 평생 모은 저축금까지 포함돼 있었다.
시바니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라훌과 어머니가 지난 3~4개월간 자주 통화해 수상쩍었지만, 결혼이 임박해 있어서 참고 넘겼다”며 “이제 그들이 뭘 하든 상관없지만, 돈과 보석만은 반드시 돌려받고 싶다”고 말했다. 예비 장모 아니타의 남편 쿠마르는 벵갈루루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대부분 타지에서 생활해 왔다.
그는 아내와 라훌의 관계에 대해 의심하고 있었지만, 결혼식을 앞두고 문제를 만들기 싫어 참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경찰에 아내의 실종 신고를 접수한 상태다. 쿠마르는 “아내에게 여러 번 전화를 했지만 꺼져 있고, 라훌에게도 연락했지만 처음엔 부인을 하더니 결국 ‘내가 20년간 아내를 괴롭혔고, 이제는 잊으라’고 말했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이어 “라훌은 내 딸과는 대화하지 않고 오히려 내 아내와 하루 22시간을 통화했다”면서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있었기에 의심하고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예비 신랑과 예비 장모의 충격적인 도주로 결혼식은 취소됐으며, 시바니 가족은 큰 충격에 빠진 가운데 재산 회복을 위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이종실 동남아 통신원 litta74.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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