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尹 아내 스캔들 조사 요구 일축” “정치적 교착 빠진 尹, 비상계엄 선포”
최영권 기자
수정 2024-12-03 23:37
입력 2024-12-03 23:29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 계엄령을 전격 선포했다는 소식을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YTN으로 생중계된 비상 국민 연설을 통해 계엄령을 선포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절차를 인질로 삼아 나라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연설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긴급 TV 담화에서 “저는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보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는 추악한 친북 반국가 세력을 근절하고, 자유로운 헌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980년대 후반 대한민국에서 군부 독재가 종식된 이후 처음으로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했다”면서 “2022년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 대통령은 의회 다수당인 야당과 거의 끊임없이 정치적 대치 상태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AP통신은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한 배경으로 “최근 몇 달 동안 국정 지지율이 하락한 윤 대통령은 2022년 집권 이후 야당이 장악한 의회에 맞서 자신의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전했다.
AP는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리버럴 성향의 야당 더불어민주당과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며 “그는 또한 아내 김건희 여사와 고위 관리들과 관련된 스캔들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에 대한 야당 요구를 일축했다. 이로 인해 정치적 라이벌들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아왔다”고 부연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윤 대통령의 담화문을 소개하며 “야당이 탄핵 움직임으로 정권을 마비시키려 한다고 비난하면서, 자유와 헌법 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강경파 전직 검찰총장 출신 윤 대통령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가 활동을 마비시켰다며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 원화 가치가 2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FT는 “원화는 달러 대비 1.4% 하락해 1423.9원에 도달했는데, 이는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라고 덧붙였다.
최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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