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당첨금 기부해도 되나요”…읍사무소 찾은 익명의 기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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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7-08-01 11:09
입력 2017-08-01 10:35

서산서 40대 여성, 3등 로또복권 1장·10만원권 당첨 즉석복권 6장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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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대산읍사무소에 40대 여성이 맡긴 복권. 구매 시기가 다 다른 3등에 당첨된 로또복권과 10만원에 당첨된 즉석복권 6장이다.  연합뉴스
충남 서산시 대산읍사무소에 40대 여성이 맡긴 복권. 구매 시기가 다 다른 3등에 당첨된 로또복권과 10만원에 당첨된 즉석복권 6장이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오전. 충남 서산시 대산읍사무소가 막 업무를 시작할 무렵 한 40대 여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쑥스러운 미소와 함께 “어려운 이웃에 기부하고 싶다”며 로또복권 1장과 즉석복권 6장 등 모두 7장의 복권이 담긴 봉투를 내밀었다.

“로또복권은 3등, 즉석복권은 모두 10만원권에 각각 당첨된 것인데, 당첨금을 찾아 환경미화원과 형편이 어려운 할머니에게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긴 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읍사무소 확인 결과 로또복권은 작년 11월 구매한 것이고, 즉석복권은 올해 여러 차례 나눠 산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준 쪽지에는 “3등은 미화원들에게 선물해주시고, 즉석복권은 유모차에 벽돌 싣고 다니시는 할머님들 보조밀차(실버카·보행 보조기구)를 사드렸으면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대산읍사무소 관계자는 “복권마다 구매 시기가 다른 것을 보면 당첨될 때마다 차곡차곡 모아놓으신 것 같다”며 “자영업을 하시는 분으로 아는, 극구 신원이 공개되는 걸 원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대산읍사무소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복권 당첨금을 찾아 지역 환경미화원과 거동이 불편해 실버카가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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