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前롯데물산 사장 檢 출석…소송사기·비자금 의혹 부인
수정 2016-07-19 10:11
입력 2016-07-19 09:25
허위 회계자료 작성 지시, 신동빈 회장 관여 여부 등 조사제2롯데월드 의혹 핵심인물…관련 내용 추궁할지 관심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9일 기 준(69) 전 롯데물산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연합뉴스
‘신동빈 그룹 회장에 보고됐나’라는 질문에는 “너무 앞서가지 마라”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다소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부인하는 취지로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기 전 사장은 롯데그룹 계열사인 KP케미칼(현 롯데케미칼)이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 사기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P케미칼은 2006년 허위 회계자료를 작성해 정부에 세금 환급 소송을 제기, 법인세·가산세 등 270억여원을 돌려받았다. 기 전 사장은 소송이 제기되고 한창 진행 중이던 2006∼2007년 KP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으로 있었다.
검찰은 당시 실무 책임자였던 롯데케미칼 전 재무이사 김모씨로부터 기 전 사장이 이 일에 깊이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이달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기 전 사장을 상대로 회계자료 허위 작성을 지시했는지, 신동빈 그룹 회장 등 수뇌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이 화학 원료를 수입할 때 일본 롯데물산을 거래 과정에 끼워 넣어 수수료를 지급하는 수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롯데 측은 외환위기 당시 거액의 무역금융을 중계해준 데 대한 수수료 성격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검찰은 신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비자금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날 제2롯데월드 인허가를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을 조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2월부터 2년간 제2롯데월드 시행사인 롯데물산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장경작(73) 전 호텔롯데 총괄사장과 함께 제2롯데월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1994년부터 추진된 제2롯데월드 프로젝트는 인근 서울공항의 비행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번번이 무산되다 공항 내 활주로 각도를 3도 트는 것을 전제로 2010년 11월 건축 허가를 취득했다.
다만 검찰은 “제2롯데월드 의혹은 아직 수사 단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기 전 사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비롯한 신병처리 방향과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 관련 비리 수사가 빠르게 진척됨에 따라 허수영(65) 현 사장의 검찰 출석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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