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물웅덩이 방치’ 치매노인 실족사…관계자 ‘모르쇠’
수정 2014-08-26 13:33
입력 2014-08-26 00:00
피해자 “공사장 2년 방치, 무책임” vs 소유주·군산시 “책임 없다”
2년여간 방치된 도심 공사현장 물웅덩이에서 치매노인이 실족사로 목숨을 잃었으나 공사현장을 제대로 관리해야 할 자치단체와 소유주는 ‘별다른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치매 환자인 윤모(79·여)씨는 지난 15일 오전 6시 10분께 전북 군산의 집을 나섰다가 인근 공사현장에 있는 2∼3m 깊이의 물웅덩이에 빠져 숨졌다.
이 공사장은 2003년 사우나를 운영하던 업자가 부도를 맞으면서 방치되다가 2012년 전남의 A요양병원이 경매를 받아 철거를 진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전·현 소유주간에 소유권 문제로 소송이 이어지면서 방치됐다.
특히 이 공사장은 앞쪽에 도로가 있고, 뒤편에 주택가가 있어 어린이나 청소년 등이 무단으로 들어오면 안전사고 위험성이 큰 곳이다.
또 도로변에 세워진 안전펜스도 군데군데가 훼손돼 있고, 주택가로 이어지는 뒤편은 경고문구나 안전펜스 등 아무런 안전장치가 돼 있지 않다.
이를 관리해야 할 자치단체는 인명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뒤늦게 소유주에게 공문을 보내 안전조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군산시의 한 관계자는 “2012년 소유권이 A 요양병원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관리 책임도 병원에서 지도록 하고 있다. 소유권이 넘어간 뒤로 곧바로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사고가 난 뒤 병원 관계자를 불러 안전조처를 확실히 취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병원 관계자는 “전 소유주와의 소송 등 여러 이유로 공사를 바로 시작할 수 없었다”며 “유족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해하지만 사고의 책임이 우리 측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유주와 군산시의 이러한 태도에 유족들은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인데도 부인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검찰에 진정서를 낸 윤씨의 유족은 “치매를 앓던 어머니가 위험한 공사장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한 관리 때문에 돌아가신 게 아니냐”며 “큰 물웅덩이와 폐건축자재가 있는 공사장을 그대로 방치해 둔 군산시와 소유주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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