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의 간을 빼먹은’ 악덕 장애인시설 대표
수정 2013-06-03 17:04
입력 2013-06-03 00:00
피해보상금·정부보조금 등 16억7천만원 횡령
연합뉴스
수십 년간 노동착취를 당한 장애인들에게 접근해 피해 보상금을 가로채고 임금마저 가로챈 악덕 장애인시설 대표가 경찰에게 붙잡혔다.
전북 전주에서 장애인보호시설과 장애인문제 연구소를 운영하는 이모(67)씨는 공중파 시사프로그램에서 구해 낸 노동착취 피해 장애인들을 보호하는 일을 앞장서서 맡아왔다.
이씨는 평소 장애인 복지와 봉사활동에 힘쓰는 척해 주위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은 인물.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천사의 탈을 쓴 악마와 같은 인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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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과는 달리 노동착취 장애인을 데려다가 피해보상금을 가로채고 이들에게 나오는 정부보조금까지 횡령하는 등 파렴치한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는 2005년부터 최근까지 전모(57·정신지체2급)씨 등 13명의 노동착취 피해보상금과 유산 등 4억9천여만원 상당을 빼돌렸다.
또 자신이 보호하고 있던 장애인 35명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정부보조금 등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이 빼돌린 금액은 16억7천900만원에 달했다.
남편의 범행에 아내인 나모(56)씨도 가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또 이 시설의 장애인들로 하여금 자신이 사들인 야산을 개간해 텃밭을 가꾸게 하고 종이 상자를 접는 부업을 시키는 등 노동력을 착취했다.
이씨는 장애인들이 피해보상금을 반환해 달라고 요구하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겠다. 기도원에 보내겠다”며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이 밖에도 이씨는 자신이 보호 중인 장애인이 같은 시설의 여성장애인을 성폭행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렇게 빼돌린 돈으로 부동산을 사들이고 자신의 취미인 ‘수석’을 위해 돌을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
하지만 이씨는 경찰에서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3일 이씨와 나씨를 회령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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