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준비됐나” 3, 2, 1, 쾅… 2번 갱도 입구 바위·흙 쏟아져

이경주 기자
수정 2018-05-25 11:32
입력 2018-05-24 23:54
317분 간 핵실험장 폐기 행사
5차례 핵실험 2번 갱도 첫 대상15초 뒤 200m 떨어진 관측소 ‘쾅’
막사·생활건물 등도 연쇄 폭파
5개국 30여명의 기자단 참관
北 “핵 없는 평화로운 세계 건설”
추후 사찰·검증 뒤따를 가능성
“촬영 준비됐나?…3, 2, 1.”
“쾅~”
해발 2205m의 만탑산을 흔드는 묵직한 굉음이 울리고 2번 갱도 입구로 흙과 부서진 바위가 쏟아져 나왔다. 이후 갱도 안쪽에서 두 번의 폭발음이 울렸다. 바로 15초 뒤 관측소를 폭파했다. 굉음과 함께 짙은 연기가 어마어마하게 계곡을 뒤덮다가 내려갔다. 연기가 걷히자 관측소에서 부서져 나온 파편이 사방에 가득 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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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사진은 4번 갱도가 폭파되는 모습.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
2번 갱도 폭발 설명하는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5개국 국제기자단이 폭파 전 2번 갱도 앞을 취재하고 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풍계리 2번 갱도 폭파 전 취재진에 공개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폭파전 2번 갱도 앞을 지키는 북한군의 모습.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폭파 전 취재진에게 공개한 2번 갱도 출입구 앞에서 인민군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2번 갱도는 2차부터 6차까지 5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5개국 국제기자단이 문이 열린 2번 갱도 내부를 촬영하고 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
2번 갱도 폭발 설명하는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북측 관계자가 2번, 3번, 4번 갱도 및 막사 등 폐기를 마친 뒤 5개국 국제기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풍계리 2번 갱도 폭파 전 취재진에 공개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북한군이 폭발물이 설치된 3번 갱도를 지키는 모습.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사진은 3번 갱도가 폭파되는 모습.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
풍계리 2번 갱도 폭파 전 취재진에 공개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핵무기연구소 관계자와 북한군이 취재진에게 3번 갱도 문을 여는 모습.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풍계리 2번 갱도 폭파 전 취재진에 공개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기자들이 3번 갱도 폭파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풍계리 2번 갱도 폭파 전 취재진에 공개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5개국 국제기자단이 2번 갱도 폐기를 취재하기 위해 북측 안내원 등과 관람대로 이동하고 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풍계리 2번 갱도 폭파 전 취재진에 공개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핵무기연구소 관계자가 폭파된 2번 갱도를 가리키며 설명하는 모습.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사진은 2번 갱도와 옆 관측소 건물의 폭파되는 과정.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폭파 전 취재진에게 2번갱도를 공개했다. 2번갱도는 2차부터 6차까지 5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
풍계리 2번 갱도 폭파 전 취재진에 공개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과 5개국 국제기자단이 폭발로 무너진 2번 갱도를 살펴보고 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취재진에게 설명하는 북한 관계자24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북한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취재진에게 핵실험장 폐기방법과 순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폭파되는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4번갱도 폭파 모습.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사진은 4번 갱도 폭파 모습.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풍계리 2번 갱도 폭파 전 취재진에 공개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2번 갱도 폭파 모습.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폭파되는 풍계리 핵실험 관리 지휘소시설.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풍계리 핵실험 관리 지휘소시설 .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
폭파되는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갱도 폭파 방식으로 폐기했다. 사진은 4번갱도 폭파 모습.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2018.5.25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북측은 폭파 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발표하고 “지상의 모든 관측 설비들과 연구소들, 경비 구분대들의 구조물들이 순차적으로 철거되고 해당 성원들이 철수하는 데 따라 핵시험장 주변을 완전 폐쇄하게 된다”고 했다. 또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 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는 앞으로도 핵무기 없는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하여 세계 평화 애호 인민들과 굳게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며 비핵화 의지를 나타냈다. 핵실험장의 2개 갱도(3, 4번)가 위력이 큰 핵실험이 원만히 진행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기자단에 의해 확인됐다고도 주장했다.
당초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5월 중에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한·미 전문가 및 언론인을 초청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 이후 북측은 참관 대상에 대해 전문가를 제외한 5개국(한국, 영국, 미국, 중국, 러시아) 언론으로 바꿨고 5월 23~25일 사이에 기상 상황에 따라 갱도를 폭파할 거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16일부터 북측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등을 비난하고 한국 정부의 기자단 명단 접수를 세 번이나 거부했다. 지난 22일에는 한국을 제외한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언론만 북 원산에 도착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체제안전보장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후인 23일 아침에야 북측은 한국 기자단의 방북을 허용했다.
북측이 당초 입장과 달리 전문가의 참관을 배제한 것은 준사찰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측이 선제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비핵화 검증 행사가 될 수 있다. 실제 북측 세관은 기자단이 한국에서 준비해 간 방사능측정기의 반입을 제한하고 귀국 시 찾도록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3번과 4번 갱도가 가용성이 높은데 이를 포함하고 나머지 부속건물까지 모두 폭파한 것을 보면 거의 예상했던 수준으로 작업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폭파 폐기 참관단에 전문가들이 빠졌다는 점에서 불신을 제기하기도 한다. 여섯 차례 진행한 핵실험으로 이미 충분한 데이터를 마련한 상태에서 핵실험장 폐기로 증거를 인멸할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추후 핵실험장 폐기에 대한 사찰 및 검증 절차가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핵실험장 폐기는 일정 부분 빛이 퇴색하게 됐다.
풍계리 외교부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8-05-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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