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었구나”… 납북선원, 40년 만에 동생 안고 오열
수정 2014-02-21 02:46
입력 2014-02-21 00:00
눈물 범벅 된 ‘감격의 해후’
“형님아….”20일 오후 3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50대 중년 남성 두 명이 서로 얼굴을 만져 보고 뺨을 비벼보다 울음을 터트렸다. ‘얼굴을 기억할 수 있을까’ 했던 걱정은 친형을 눈앞에서 본 순간 하얗게 사라졌다. 42년 전 납북된 친형 박양수(58)씨를 만난 박양곤(52)씨는 ‘형님’, ‘형님’을 되뇌다 다시 말을 잇지 못하고 형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오열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는 납북 선원 2명이 포함돼 양곤씨 등 남측 가족과 상봉했다.
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납북자가족모임 제공
최선득(71)씨 가족과 상봉한 동생 최영철(61)씨는 1974년 2월 15일 백령도 인근에서 홍어잡이를 하다 북측의 함포 사격을 받은 뒤 납북됐다. 당시 동생 최씨가 타고 있던 수원 33호는 포격을 받고 침몰했고 함께 조업하던 수원 32호와 선원 14명이 함께 북으로 끌려갔다. 이후 동생의 행방은 2008년 납북자가족모임이 공개한 ‘납북 선원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형 선득씨는 “이제 우리 7남매가 모두 살아 있는 것을 알았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에 상봉한 전후 납북자는 박근혜 정부와 북한 김정은 체제 아래 처음으로 남쪽의 가족과 만난 사례다. 이번 상봉을 포함해 상봉 행사에서 남측 가족을 만난 납북자는 모두 18명에 불과하다. 납북자는 2000년 11월 제2차 이산가족 상봉부터 국군포로와 함께 특수이산가족 형태로 2∼3명씩 참여해 왔다.
금강산공동취재단
안석 기자 ccto@seoul.co.kr
2014-02-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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