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비서관실에 ‘春風秋霜’ 선물…“자신에 더 추상같아야”
신성은 기자
수정 2018-02-05 17:09
입력 2018-02-05 17:07
참여정부때 신영복 선생이 노前대통령에게 선물한 글귀…“찾아보라” 지시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를 끝내면서 신영복 선생의 글로 채근담에 있는 문구인 ‘春風秋霜’(춘풍추상)이라고 쓰인 액자를 이날 각 비서관실에 선물했다고 밝히면서 배석한 참모들에게 한 언급이다.
문 대통령은 “춘풍추상은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공직자로서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 살면서 이보다 더 훌륭한 좌우명이 없다고 생각한다. 공직자가 공직에 있는 동안 이런 자세만 지킨다면 실수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2년 차에 접어들면서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는데, 초심을 잃지 말자는 취지에서 액자를 선물하게 됐다”며 “공직자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봄바람같이 해야 하지만, 업무 성격에 따라 남을 대할 때도 추상과 같이해야 할 경우가 있다. 검찰·감사원 등이 그렇고 청와대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추상을 넘어 한겨울 고드름처럼 자신을 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 글귀는 신영복 선생이 참여정부 시절 노무현 대통령에게 선물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그때 기억을 살려 그 글을 찾아보라고 부속실에 지시했고, 부속실에서 신영복 선생의 더불어 숲 재단에 문의해 재단에서 보관하던 글을 재단 양해를 구해 사본을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가 열리는 여민관 소회의실 벽면에도 이 글귀가 담긴 액자를 이날부터 내걸었다. 기존에는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문구의 액자가 걸려 있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