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복합적 욕망의 조씨 부인에 끌려”

김기중 기자
수정 2026-10-01 01:40
입력 2026-10-01 01:40
넷플릭스 ‘스캔들’ 열연 손예진
자아실현 못 한 결핍 가진 인물어려운 만큼 매력적이었던 작업
넷플릭스 제공
“‘이 여자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말하고 행동할까’ 싶었습니다. 정답 찾기가 어려웠고, 어려운 만큼 매력적인 작업이었습니다.”
배우 손예진(44)이 최근 공개된 8회짜리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에서 자신이 연기한 조씨 부인에 대해 “백프로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털어놨다. ‘스캔들’은 프랑스 작가 피에르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1782)를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바꿨다. 앞서 배우 이미숙·배용준·전도연 주연 영화 ‘스캔들’(2003)을 시리즈로 옮겼다.
2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예진은 “한복을 입고 머리를 붙인 채 연기하는 게 너무 불편해 집중하지 못한다. 그래서 ‘취화선’(2002) 이후 20년 넘게 사극을 피해왔다”면서 “그럼에도 조씨 부인의 매력적인 캐릭터에 이끌려 다시 사극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조씨 부인은 재능과 욕망을 지닌 인물이지만,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간다. 남편인 유 대감이 소실 소옥(신윤하)을 들이자 분노에 차 사촌동생 조원(지창욱)에게 편지를 보내 “소옥을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다. 영화와 달리 조씨 부인과 조원은 과거 야반도주를 감행하려 했을 정도로 사랑하던 사이로 설정했다. 조씨 부인에 대한 애증으로 가득한 조원은 한 발 나아가 혼례를 치르기도 전 남편을 잃은 청상과부 안희연(나나)의 정절을 뺏어보겠다고 한다. 서로 연정을 품고 있지만 이를 숨긴 채 서로를 비꼬다, 결국 조씨 부인이 “성공하면 원하는 건 뭐든지 들어주겠다”며 정절을 걸고 위험한 내기가 벌어진다.
넷플릭스 제공
“조씨 부인은 겉으로는 정숙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지만, 사각의 기와집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자아실현을 하지 못하고 욕망을 감추면서 사는데, 많은 걸 가진 인간이 욕망을 펼치지 못했을 때 결핍이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조씨 부인은 유일하게 자신을 아는 조원이 예상대로 행동하지 않자 결국 폭발합니다. 그게 사랑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애증, 욕망, 질투, 연정 등 복합적인 감정을 지닌 인물이라 생각하고 연기했습니다.”
공개 후 화려한 한복, 판소리, 민화 등 한국의 미가 돋보이는 연출에 호평이 쏟아졌다. 그러나 노출과 배우들 외모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손예진은 “논란보다는 ‘스캔들’을 통해 ‘인간이란 역시 복잡다단하구나’ 하는 열린 시선으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동갑내기 배우 현빈과 2022년 결혼해 아들을 두고 있는 그는 지난 9일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공개 이후 남편과 흥행 경쟁을 벌였다. “보여지는 직업이라 다르게 보실 수 있지만, 우리도 번갈아가며 아이를 돌본다. 청소를 비롯해 집안일을 두고 싸우기도 한다. 부부로서 고충은 매한가지”라고 밝힌 그는 “육아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우리도 성숙해지는 것 아니겠냐”고 웃었다.
김기중 기자
세줄 요약
- 손예진, 조씨 부인 복합 욕망의 인물로 해석
- 사극 기피 이유는 한복·가채 불편함 때문
- ‘위험한 관계’ 조선판, 공개 뒤 미장센 호평
2026-10-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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