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얼굴 드러낸채 묵묵부답…압송된 ‘마약왕’ 박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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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6-03-25 10:58
입력 2026-03-25 09:34


25일 임시 인도 방식으로 국내 압송된 박왕열(48)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

2016년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총으로 쏴 살해한 뒤 탈옥, ‘호화 수감’ 중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던 그는 무표정이었다.

남색 야구 모자에 수염이 덥수룩한 박씨는 오전 7시 16분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빠져나왔다. 회색 카디건을 걷어 올린 팔에는 문신이 드러났다.

10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그의 손에는 천에 가려진 수갑이 채워졌다. 통상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이는 범죄자들과 달리 고개를 꼿꼿이 들었다.

경찰과 법무부 직원 수십 명에 둘러싸인 박씨는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 없느냐’,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을 했느냐’, ‘국내로 송환된 심경이 어떤가’ 등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다만 안면이 있는 듯한 취재진에 손가락질을 하면서 “쟤는 남자도 아니야”라고 한마디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3분 만에 호송차에 실려 인천공항을 떠난 박씨는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향했다. 그동안 그의 범죄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관서 3곳 중 하나인 경기북부청이 관련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유승렬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여러 수사를 통해 다수의 공범을 확인했고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체포 당시 압수했던 휴대전화 등 증거물을 철저히 분석하고 공범자를 조사해 마약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고,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며 “검찰에 송치한 이후에도 여죄 여부를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박씨는 이날 민항기인 아시아나 OZ708편을 타고 새벽 필리핀 클라크필드를 출발해 오전 6시 34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여객기 안에는 다른 승객들도 탑승했다. 호송관 2명은 수갑을 채운 뒤 박씨 양옆에 앉았다. 다른 법무부·경찰 관계자도 주변에서 상황을 주시했다.

박씨는 국내에서 다단계 금융 사기를 벌이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현지에서 교민 3명 살해, 탈옥, 국내 마약 유통 등을 일삼으며 ‘마약왕’으로 불렸다.

필리핀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던 그는 2016년 국내에서 150억 원대 유사수신 범행을 벌이다 도주해온 한국인 3명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

그러다 같은 해 10월 11일 필리핀 바콜로시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이들 3명을 총기로 살해했고, 피해자들로부터 받았던 카지노 투자금 7억 2000만 원을 빼돌렸다.

현지에서 두 차례 탈옥을 벌이다 결국 살인죄 등으로 징역 60년을 선고받았지만, 이후에도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하며 텔레그램 등을 통해 국내에 마약을 대규모 유통하다 적발되는 등 계속해서 논란을 일으켰다. 텔레그램 활동명은 ‘전세계’였다.

그가 한때 수감됐던 뉴 빌리비드 교도소는 돈만 있으면 약과 식료품, 옷 등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VIP’로 여겨지며 풍족한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한국 사법 시스템을 조롱하던 박씨의 호화 교도소 생활은 결국 대통령실까지 개입하며 막을 내리게 됐다.

정부가 송환 노력을 기울인 지 9년여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초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에서 인도 요청을 한 지 약 3주 만이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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