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의 힘…관능의 몸짓, 무대를 압도하다

오경진 기자
수정 2024-01-29 00:17
입력 2024-01-29 00:17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6년 만의 한국어 공연
비보잉·발레·아크로바틱까지
꽉 찬 사운드·화려한 춤사위로
전문 댄서들 역동적 무대 선물
“안무마다 등장인물 심리 상징
작은 손짓·발짓에도 의미 담겨”

확실히 눈이 호강하는 뮤지컬이다. 비보잉, 발레, 아크로바틱 등 장르를 넘나드는 화려한 몸짓의 향연. 거기서 관객들은 자유와 불안이 동시에 담긴 집시들의 영혼을 강렬하게 확인한다. 맨발로 무대 위에서 고혹적인 매력을 뽐내는 에스메랄다를 보고 있으면, 그를 향한 세 남자의 ‘금지된 사랑’도 아주 잠시나마 이해가 된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지난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2018년 이후 6년 만의 공연이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뒤 지금까지 전 세계 23개국, 9개 언어로 번역됐다. 국내에서도 2007년 이후 누적 관객 110만명을 동원한 스테디셀러다.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프랑스 뮤지컬의 대표작이다. 대사 없이 오직 노래로만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전하는 ‘성 스루’(sung through) 뮤지컬이기도 하다.



공연이 끝나고 플레이 리스트에 챙겨갈 만한 곡으로는 ‘대성당의 시대’가 있다. 뮤지컬을 시작할 땐 파리의 음유시인 그랭구아르가 노래하지만 커튼콜에 이르러서는 배우 모두가 합창하며 색다른 감동을 준다. ‘대성당의 시대’ 등이 포함된 뮤지컬 OST는 과거 발매와 동시에 무려 17주간 프랑스 내 음악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고 100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올렸다고 한다. 공연은 오는 3월 24일까지.
오경진 기자
2024-01-29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