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전 맥주 한 병” “삑~ 면허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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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 기자
김예슬 기자
수정 2023-12-10 23:41
입력 2023-12-10 23:41

연말 음주운전 단속 현장 가 보니

자녀·반려견 태우고 다니다 적발
예민한 감지기, 목캔디에도 반응
서울서 면허 취소 5건·정지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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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 도로에서 경찰이 비접촉 감지기에서 알코올 반응이 나온 한 운전자를 상대로 호흡 측정기를 이용해 2차 검사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합정역 인근 도로에서 경찰이 비접촉 감지기에서 알코올 반응이 나온 한 운전자를 상대로 호흡 측정기를 이용해 2차 검사를 하고 있다.
“감기약 먹고 저녁 먹으면서 맥주 딱 한 잔 한 뒤 자다가 나왔어요. 그런데도 나오나요.”

연말 음주운전 사고 예방을 위한 경찰 특별단속이 이뤄진 지난 9일 오후 11시 15분. 강변북로로 빠져나가려던 40대 여성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정지 수준인 0.04%로 나오자 한숨을 쉬었다. A씨는 자녀 두 명과 반려견까지 차량에 태운 상태로 경찰에 적발됐다.

또 다른 차량에서 내린 B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31%. 0.08%가 넘으면 면허가 취소된다. 그제야 A씨는 “5시에 동창들과의 모임에서 맥주 한 병만 먹었다”며 얼굴을 가렸다. 단속에 걸리지 않았다면 A씨는 충북 음성의 자택까지 취한 채 약 120㎞를 더 운전할 상황이었다.

서울 마포경찰서가 단속을 벌인 합정동 인근에서는 이날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시민들이 줄줄이 덜미를 잡혔다. 오후 10시 45분쯤 단속에 걸린 30대 남성 C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7%였다. B씨는 “1시간 전 모임에서 소주 1병을 마시고 동대문구 청량리 인근에 있는 집으로 가던 중”이라고 말했다.

구강청결제를 썼거나 향이 강한 목캔디를 먹으면 비접촉식 음주 감지기가 반응하기도 한다. 호흡 측정기에서 0%가 나오자 한 차량 동승자는 “기계 오류가 나지 않게 관리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했다. 경찰은 “음주 감지기는 측정기보다 예민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 전역에서 면허 취소 5건, 면허 정지 6건의 음주운전자가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2~11월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월평균 1.5건이지만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월평균 2.5건으로 늘었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연시에 음주운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서울경찰청은 내년 2월 4일까지 음주운전 집중 단속을 진행한다.

글·사진 김예슬 기자
2023-12-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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