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 불타는 발칸축구… 일요일 밤 佛 끌까
심현희 기자
수정 2018-07-13 00:52
입력 2018-07-12 22:50
15일 밤 12시 프랑스·크로아티아 결승전… 20년 만의 왕좌탈환이냐 사상 첫 우승이냐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15일 밤 12시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은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대결로 압축됐다. 프랑스가 하루 전 벨기에를 제치고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우승 이후 20년 만의 왕좌에 도전하는 가운데 크로아티아는 12일 잉글랜드와의 또 다른 4강전 연장 후반 마리오 만주키치의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1998년 월드컵 본선에 첫발을 내디뎌 3위 신화를 일궈냈던 크로아티아는 이로써 대회 출전 5번째 만에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 위업을 달성했다.
●佛 음바페 등 평균 26세 젊은 피
킬리안 음바페(19), 앙투안 그리에즈만(27) 등 젊지만 파괴력 넘치는 축구를 과시하는 프랑스는 특유의 패기로 ‘아트사커’ 시대의 문을 다시 한번 열어젖힐 기세다. 루카 모드리치(33), 만주키치(32) 등을 중심으로 노련미를 갖춘 크로아티아는 16강부터 준결승까지 세 경기를 모두 연장 끝에 이기고 올라온 절박함을 더해 사상 첫 월드컵 우승으로 축구계의 새 역사를 쓰겠다고 벼르고 있다.

대회 초반 프랑스의 어린 선수들이 경험 부족으로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경기를 치르면서 전력은 더욱 탄탄해졌다. 팀의 주축인 그리에즈만과 응골로 캉테(27), 폴 포그바(25)가 확실한 무게감을 자랑했다. 여기에 ‘제2의 앙리’ 음바페의 재능이 폭발하면서 프랑스는 결승까지 승승장구했다.
●크로아티아 29세 노련미·절박함 더해
반면 크로아티아의 평균연령은 만 29세로 프랑스보다 3살이나 많다. 베테랑 모드리치와 만주키치를 비롯해 이반 라키티치, 골키퍼 다니엘 수바시치(34) 등 주전 자원들이 30대를 넘겼다. 여기에 데얀 로브렌, 이반 페리시치, 도마고이 비다(이상 29)도 곧 30대에 접어든다. 평균연령은 높지만 활활 타오르는 집중력이 만만치 않다. 이들은 다음 월드컵까지는 기회가 없다며 이번 대회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황금세대’의 마지막 도전을 월드컵 우승으로 마무리하려는 절박함과 의지가 강하다.
두 팀의 이번 대결은 특히 월드컵 무대 20년 만의 ‘리턴매치’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해 1993년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이 된 크로아티아는 1998년 프랑스대회에 처음 출전해 8강전에서 독일을 3-0으로 완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4강전에서 개최국 프랑스에 1-2로 패해 3위로 대회를 마쳤고, 크로아티아를 꺾은 프랑스는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듬해 크로아티아는 FIFA 랭킹 3위까지 오르는 등 전성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후 월드컵에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로서는 이번 결승전이 20년 전 패배를 설욕할 기회인 셈이다.
그러나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최선의 경기를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 설욕하겠다고 나서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8-07-13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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