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1970·1995”…‘장자 승계’ 명맥 잇는 LG家
신성은 기자
수정 2018-05-20 14:29
입력 2018-05-20 14:26
구자경·구본무 총수 승계 당시 삼촌 등 ‘조용한 퇴진’
그룹 지주회사인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추천, 사실상 ‘4세 경영 시대’를 공식화했다.
이는 구자경 명예회장이 창업주인 부친 구인회 회장의 별세로 럭키그룹 총수직에 올랐던 1970년, 구본무 회장이 부친 구자경 명예회장으로부터 LG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았던 1995년과 큰 틀에서 맥을 같이한다.
‘인화’를 강조했던 창업주의 절대적 카리스마로 철저하게 장자 승계 전통을 고수하면서 경영권 갈등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유교적 가풍이 이어진 셈이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경영에 관여했던 새 총수의 삼촌 등은 물론이고 동업 관계에 있던 허씨 집안도 소리 없이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계열 분리를 통해 독립함으로써 ‘총수 옹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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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여름 강원도의 한 목장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구자경(왼쪽) 명예회장과 구본무 회장. -
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사진은 구본무 회장(왼쪽)이 1986년 구자경 명예회장(가운데)의 고려대학교 명예경제학박사 학위 수여식장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오른쪽은 구 회장의 어머니인 고 하정임 여사.
LG 제공=연합뉴스 -
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사진은 2010년 7월 LG화학 미국 홀랜드 전기차배터리 공장 기공식에서 구 회장과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악수하고 있는 모습.
LG 제공=연합뉴스 -
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2006년 청와대에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회의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과 구본무 회장 모습.
연합뉴스 -
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 대표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2014년 신라호텔 LG전시관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는 구본무 회장.
LG 제공=연합뉴스 -
구본무 LG 대표이사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16.12.6
연합뉴스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회장, 구본무 LG대표이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계그룹 총수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2016.12.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충북 청주시 오송읍 충북지식산업진흥원에서 열린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시찰하고 있는 가운데 구본무회장이 전시 뷰티존에서 박대통령에게 최근 중국에서 가장인기가 높은 (후)라는 화장품에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5. 02. 04
안주영 jya@ -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전 충북 청원 오창과학산업단지내 LG화학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공장 준공식에 참석, 준공기념 버튼을 누르는 퍼포먼스를 한뒤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구본무 LG회장, 이 대통령, 스테판 걸스키 GM부회장. 2011. 4. 6
청와대사진기자단 -
구본무(왼쪽) LG회장이 26 일 방한중인 시진핑 중국 저장성 당서기를 맘나 관계증진 및 지속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시진핑 서기는 이날 오후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기흥사업장을 방문하고 윤종용 부회장 등과 만찬을 가졌다. -
1982년 LG전자의 미국 헌츠빌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구자경 LG 명예회장 가족. 왼쪽부터 구본무 LG 회장의 부인 김영식씨, 구 회장, 구 명예회장 부인 하정임씨, 구 명예회장. 당시 30세였던 김영식씨의 ‘맵시’가 눈길을 끈다. -
지난 1999년 구자경(가운데줄 왼쪽에서 두번째) 명예회장의 75회 생일을 맞아 가족들이 서울 성북동 구 명예회장 집에 모여 찍은 기념 사진.구 명예회장 오른쪽이 부인 하정임 여사다.뒷줄 왼쪽부터 3남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2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맏사위 고 김화중. 장녀 구훤미. 왼쪽 여섯번째부터 차녀 구미정. 장남 구본무 LG회장. 부인 김영식. 오른쪽 끝은 둘째 사위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 그 왼쪽은 4남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나머지 둘째 셋째 넷째 며느리와 손자.손녀들이다. -
‘필드의 신사’로 불리는 구본무 LG회장이 드라이버티샷을 하는 모습.
s2002.09.19 최재원 스포츠서울 기자 -
프로암대회에서 한 조를 이룬 구본무LG그룹 회장(왼쪽)과 오명동아일보사장(가운데)이 동반자인 정일미프로의 드라이버를 살펴보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 -
김대중대통령당선자가 13일 상오 국회 귀빈식당에서 4대 재벌그룹 회장들과 가진 조찬간담회를 갖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LG 구본무회장 박태준 자민련총재,현대 정몽구회장, 김당선자, 삼성 이건희, SK 최종현회장, 98.1.13
남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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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1997년 서울 올림픽 제1체육관에서 LG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 중 회사기를 흔들고 있는 구본무 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20일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2005년 청와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대책 회의’ 모습. 오른쪽 부터 이건희 삼성회장, 정몽구 현대차회장, 구본무 LG회장, 최태원 SK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사진은 지난 2006년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성과보고회에 참석한 구본무 회장(오른쪽 두 번째).
연합뉴스 자료사진 -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사진은 지난 1995년 전북 이리시 제 2공단에서 열린 LG화학 이리의 약품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구본무 회장(가운데).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다른 창업멤버이자 셋째인 구정회 사장은 구자경 회장이 취임한 후 1년간 그룹 기획조정실장을 맡아 조카를 보필하면서 ‘경영수업’을 했다.
이후 구철회 사장의 자손들은 1999년 LG화재를 그룹에서 독립시켜 LIG그룹을 만들었으며, 태회·평회·두회 형제 일가가 이끈 계열사와 허씨 일가의 계열사는 각각 LS와 GS로 떨어져 나가면서 별다른 잡음 없이 계열 분리됐다.
장손인 구자경 회장으로의 마찰 없는 그룹 승계를 위해 친인척들이 물러나거나 각자도생한 것이다.
이런 전통은 구자경 명예회장이 만 70세가 되던 1995년 1월 럭키금성그룹의 사명을 LG그룹으로 바꾼 뒤 같은 해 2월 장남 구본무 회장에게 경영을 물려줬을 때도 계속됐다.
당시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그룹 내 유통사업을 담당하던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등 구자경 명예회장의 두 형제는 즉각 LG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조카에게 길을 열어줬다.
이후 LG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분류되던 LG상사의 최대주주였던 구자승씨 일가는 패션 사업부문을 떼어내 LG패션(현 LF)으로 분가했고, 자학·자두·자극 형제 일가도 모두 계열 분리하거나 다른 사업을 차렸다.
결과적으로 창업 1세대인 구인회·허만정 회장에서 시작해 무려 57년간 3대에 걸쳐 유지돼온 ‘구·허 동업 관계’는 ‘아름다운 이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고인은 2005년 GS그룹 출범식에도 직접 참석해 “지난 반세기 동안 LG와 GS는 한 가족으로 지내며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함께 이겨내고 우뚝 설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긴밀한 유대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일등 기업을 향한 좋은 동반자가 되어 달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계열 분리 전까지 구 회장은 중요한 경영사항을 보고받을 때 허창수 회장과 자리를 같이하는 등 동업자로서 예우했고, 허 회장도 구 회장과 함께 현장을 방문할 때는 한발 뒤에서 동행하는 등 배려심을 보여줬다고 한다.
이런 장자 승계의 전통은 구본무 회장에서 구광모 상무로의 세번째 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아들 4명 가운데 둘째와 넷째인 본능·본식 형제는 전자부품 생산업체인 희성그룹의 회장과 부회장으로 각각 재임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 외에는 셋째인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이 지금까지 맏형을 보필하면서 LG그룹 경영에 참여했는데, 조카인 구광모 상무가 경영권을 물려받으면 그 역시 독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특히 구광모 상무는 구본무 회장의 친아들이 아니라 그룹 승계를 위해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외아들을 입양한 양아들이라는 점에서 LG그룹의 ‘장자 승계’가 얼마나 철저한지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은 확고한 원칙과 전통에 따라 경영권 분쟁을 겪지 않고 ‘질서있는 승계’를 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춘 그룹을 자처하는 LG가 승계 문제에서 후진적이고 봉건적인 행태를 답습한다는 비판도 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내부에서조차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보여준 게 없다는 평을 받는 구광모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게 과연 LG의 정도경영에 합당한지 반문할 수밖에 없다”면서 “구 상무의 ㈜LG 주식 매입 자금의 출처는 무엇인가도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한진그룹 갑질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 총수에 대한 능력 및 자질 검증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LG그룹도 향후 경영권 승계가 내외부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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