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부모의 마음으로, 인양 성공을 기도해 주십시오”
오세진 기자
수정 2017-03-22 14:28
입력 2017-03-22 09:32
단원고 학생 허다윤·남현철·박영인·조은화, 단원고 교사 양승진·고창석, 일반인 권혁규·권재근·이영숙.
304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1072일이 지났지만 아직 9명은 유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실종자 수습과 조속한 선체 인양,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국민들에게 약속했다. 그러나 햇수로만 3년이 지나도록 정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출범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조차 집요하게 방해했고, 특조위의 자료 제출 요구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은 정부는 결국 특조위의 활동을 강제로 종료시키기까지 했다. 거기에 정부는 그동안 날씨·기술상의 문제를 이유로 수차례 세월호 인양을 미뤄왔다. 그런 정부가 22일 오전 10시 시험 인양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본인양 여부는 시험인양 결과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인양 계획 발표를 들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날 인양 성공을 기원하는 전 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가족들은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부모의 마음으로 세월호를 인양해주세요. 역사와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부디 함께 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가족들은 또 “내 가족이 세월호 속에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아프고 끔찍하시겠지만, 세월호 인양은 미수습자 수습과 (세월호 참사 발생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는 증거물이며, 생존자가 아픔 없이 살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세월호 인양을 위해 기도해주세요. 미수습자 9명을 최우선으로 찾는데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도 가족을 찾아서 집에 가고 싶습니다”면서 “그 바닷속에서 마지막에 불렀을 이름이 아마도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일 겁니다. 엄마라서 절대 사랑하는 가족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두 번 다시 세월호 같은 아픔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인양이 잘 마무리되고 사람의 생명이 최우선되는 세상이길 원합니다”고 밝혔다.
“바닷속에서 목포신항으로 올라오고 가족을 찾을 때 인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작업자들의 안전과 공정이 순조롭게 이뤄져 인양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모든 기도와 간절함을 보내주시면 인양은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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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해역으로 향하는 미수습자 유가족세월호 시험 인양 결정을 앞둔 22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유가족들이 사고해역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르면 오는 22일 세월호 인양을 시도한다. 정부는 이날 오전 기상 상황이 좋을 경우 시험인양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세월호를 받쳐 들고 목포신항까지 운반할 반잠수식 선박의 모습. 연합뉴스 -
세월호 유족들의 기다림세월호 선체 시험인양이 진행된 지난 19일 오전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단원고 미수습자 조은화양 엄마 이금희(왼쪽)씨와 허다윤양 엄마 박은미씨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 19일 오전 세월호 인양 시도 취소정부가 이르면 19일 세월호 인양을 시도할 예정이었지만 기상 여건이 나빠 인양 시도를 취소했다. 사진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모습. 2017.3.18 [연합뉴스 자료사진] -
바람, 그리움 가득한 팽목항세월호 시험 인양 결정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 노란 리본이 달린 태극 바람개비가 강한 바람에 쉼없이 돌고 있다. 세월호 선체의 시험인양 일정은 22일 오전 6시 기상예보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
세월호 시험인양 착수22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구역에서 세월호가 시험인양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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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한 진실, 수면 위로 나올까22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셀비지의 잭킹바지선 두 척이 세월호 인양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험 인양을 시작하며, 시험 인양 후 본격적인 선체 인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
세월호 시험인양 준비작업하는 잭킹바지선22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셀비지의 잭킹바지선 두척이 세월호 인양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2017.3.22 연합뉴스 -
‘우리딸, 조금만 더 기다려’세월호 시험 인양 결정을 앞둔 22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가족들이 사고해역으로 출발에 앞서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과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2일 오전 세월호 침몰 해역인 전남 진도군 동거차도 앞바다에서 중국 인양업체인 상하이셀비지의 잭킹바지선 두척이 세월호 시험인양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회원들이 탑승한 어선이 인양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해경 경비정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가족들이 탑승한 이 어선이 인양선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지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험인양을 시작하며, 시험인양 후 본인양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
세월호의 시험인양이 개시된 22일 오전. 침몰해역에 있는 젝킹바지선에서 선원들이 인양에 필요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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