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삶 접은 사람들… 그들의 죽음을 알기 위해 마음을 읽다
수정 2014-01-10 04:11
입력 2014-01-10 00:00
KBS2 추적60분 11일 방송
삼척 23사단에서 하사관으로 복무 중이었던 김진수(당시 21세)씨. 그는 입대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2011년 11월 20일, 부대 휴게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는 자살이었다. 부대 회식 중 그의 말실수로 교육 차원의 구타가 있었고, 그 때문에 자살을 했다는 게 수사 결과였다. 그러나 진수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자살한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다. 진수씨의 죽음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사람은 어머니뿐만이 아니었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그가 구타만으로 자살을 선택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것일까. 어머니는 아들의 자살 원인을 모른다는 답답함에 아직까지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KBS 제공
11일 오후 10시 25분 ‘추적 60분-심리부검, 자살자의 마음을 열다’ 편에서 시사 프로그램 최초로 심리부검을 시도했다. 심리부검은 미국에서 처음 시작돼 선진국에서는 이미 자살 예방 대책 마련을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복잡한 개인의 극단적 선택을 이해하는 것이 목적인 심리부검. 어머니는 심리부검을 통해 아들의 죽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세상의 편견 때문에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을 수조차 없었던 자살자의 유가족들. 그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보다 자살에 대한 편견 때문에 더욱 괴롭다. 한 자살자 유가족은 “아들 시신은 0.2초도 못 봤다. 얼굴 잠깐 보여 주는 게 다였고 우리가 아이 이름을 부르니 죄인 취급만 당했다”고 애통해했다.
자살자들은 종종 “죽을 용기로 살았어야지”, “나약하다”, “충동적이다”, “가족을 두고 무책임하게 죽었다”는 비난 세례를 받는다. 그러나 심리부검을 통해 밝혀진 사실은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이영문 국립 공주병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자살자는 누구보다도 살려고 노력했던 분들입니다. 누구보다도 삶에 대한 생각이 강했던 분들이 정당한 욕망에 대한 정당한 방법이 없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2014-01-1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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