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더블 위업’ 황선대원군 ‘더블 고민’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13-12-03 00:18
입력 2013-12-03 00:00

“내년을 어떡해”… 시름 깊어지는 황선홍 포항감독

올해 기적 같은 ‘더블’(정규리그와 축구협회컵 우승)을 달성한 황선홍(45) 프로축구 포항 감독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컵을 움켜쥐는 것이다.

이미지 확대
황선홍 포항 감독 연합뉴스
황선홍 포항 감독
연합뉴스
황 감독은 1일 리그 우승컵을 울산에서 쥐고 포항에서 가진 우승 기념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감독직을 처음 맡았을 때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꼭 나가고 싶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를 위해서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이 필수적이다. 처음 사령탑을 맡은 2007년 부산 감독 때부터 ACL 우승의 꿈을 품었다고 했다. 그는 “다음 시즌 K리그 우승과 ACL 우승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ACL 우승을 더 하고 싶다”고 스스럼없이 말했다.

하지만 고민이 깊다. 선수 구성 문제 때문이다. 포항에는 올해 외국인 선수가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쇄국정책을 빗대어 그에게 ‘황선대원군’이란 별명이 붙었다. 황 감독은 “황선대원군이라는 별명, 감사하지요. 그런데 좋지만은 않습니다. 더 좋은 경기를 펼치려면 외국인 선수가 필요합니다”라며 담담히 말을 이었다. 그는 “그 대단한 데얀, 몰리나(이상 서울)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는 작아 보이더라”며 “솔직히 말해 지금 선수 구성으로는 AC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어렵습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집토끼도 소홀할 수 없다. 황 감독은 “앞으로 팬들은 더 많은 걸 바라고 기대할 겁니다. 걱정이에요”라며 팬들의 높아진 기대치도 부담스러워 했다. AC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위해서는 별개의 두 팀을 운영한다고 할 정도의 더블 스쿼드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K리그의 성적이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해 ACL에서 우승했던 울산과 올해 결승에 올랐던 FC서울은 K리그에 소홀한 결과 성적이 떨어졌다.

황 감독은 “울산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그냥 재미있게 공 차라’고 말한 건 거짓말”이라고 털어놓으면서 “‘더블’이란 건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이니까 기회가 왔을 때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라고 승부사답게 말했다.

아시아 축구클럽 챔피언 자리를 두고 황 감독의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포항 강신 기자 xin@seoul.co.kr

2013-12-03 2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121년 역사의 서울신문 회원이 되시겠어요?
닫기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