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 수비 불안의 중심, 미안했어요”
수정 2013-11-15 00:04
입력 2013-11-15 00:00
27년 만에 축구화 벗는 이영표 ‘겸손한 은퇴 회견’
“2000년대 들어 한국 축구의 문제점인 수비 불안의 중심에 제가 있었습니다.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연합뉴스
단정한 정장 차림의 이영표는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미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스스로 느끼지만 주변에서는 모를 때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태극마크를 달고 뛴 모든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고 입을 연 뒤 “눈에 잘 보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저 때문에 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정정당당하게 받아들여야 할 패배 앞에서 비겁한 변명과 핑계를 댄 적도 많았다”며 떠나는 순간까지 자세를 낮췄다.
가장 아쉬웠던 경기로는 2010년 일본을 2-0으로 제쳤는데 5-0으로 이기지 못한 것과 개인적으로 일본과의 상대 전적이 3승4무였는데 7승으로 만들지 못한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치열하게 달리느라 여유가 없었는데 27년이란 긴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경기장 밖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고하는지 깨달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후배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을 주문하자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축구 선수가 되는 건 훨씬 쉽다”는 답이 돌아왔다. 미래 계획에 대해서는 “축구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일이라면 하고 싶다.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3-11-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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