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후폭풍] “채총장 감찰 지시 배경에 의문” 檢 내부 술렁… 일부 제2검난 우려
수정 2013-09-16 00:00
입력 2013-09-16 00:00
‘채동욱 하차 부당’ 기류 심상찮아
채동욱(54) 검찰총장의 사퇴 표명으로 검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일선 검사들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평검사회의 등을 통해 채 총장의 사퇴 재고와 해명을 촉구하는 등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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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이 자신의 ‘혼외아들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길태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구내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채동욱 검찰총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삼우법무법인 직원이 24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법원 민원실에서 ‘혼외 아들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사를 상대로 한 정정 보도 청구 소송 소장을 제출한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2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법무법인 삼우의 직원인 이기석 씨가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과 관련한 조선일보 상대 정정보도 청구소송의 소장을 접수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난 6일 조선일보에서 ‘혼외아들 의혹’을 보도한 지 19일째, 13일 사의를 표명한 지 12일만이다. 채 총장은 이날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라는 제목의 입장발표문에서 “오늘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한다”면서 “소송 과정에서 법절차에 따라 유전자 검사를 포함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신속히 진실이 규명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
길태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23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혼외 아들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준비 중인 채동욱 검찰총장은 이날도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법무부가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총장에 대한 감찰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16일 오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법무부가 ‘혼외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총장에 대한 감찰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16일 오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8월 한달간 ‘사찰’이 비밀리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16일 주장해 파문이 예상된다. 사진은 박지원 의원이 지난 2012년 11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는 모습. 연합뉴스 -
‘빈자리’ 대신하는 길태기 차장검사청와대가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가운데 일반 사무를 대리 결재하고 있는 길태기 대검찰청 차장 검사가 16일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내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채동욱 검찰총장을 상대로 사상 초유의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며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
오영중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변회는 이날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 보도 과정에서 해당 아동의 인권이 침해됐다며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길태기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청와대가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가운데 16일 오후 검찰 관계자들이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청와대가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가운데 16일 오후 길태기 차장검사(오른쪽)가 최창식 사무국장과 이야기를 나누며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날 채 총장이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음에 따라 길 대검차장이 총장 업무를 대신했다.
연합뉴스 -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로 검찰조직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15일 서울 대검찰청의 검찰기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정연호 tpgod@seoul.co.kr -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로 검찰조직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15일 서울 대검찰청 검찰기에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정연호 tpgod@seoul.co.kr -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과의 3자회담과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
채동욱(왼쪽) 검찰총장과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
김윤상 대검찰청 감찰과장. / 연합뉴스 -
황교안(왼쪽) 법무부장관과 채동욱 검찰총장. / 서울신문DB -
조선일보가 ‘혼외아들’ 의혹을 제기한 지 1주일 만인 이날 오후 황 장관의 감찰 지시 직후 전격 사의를 표명한 채 총장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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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을 상대로 사상 초유의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퇴근하며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
‘혼외 아들 의혹’이 제기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사상 초유의 감찰을 지시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안전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
5개월만에 대검 떠나는 총장‘혼외 아들 의혹’ 제기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전격 사의를 표명하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앞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채 총장에 대해 사상 초유의 감찰 지시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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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나서는 채동욱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오후 사퇴 발표를 한 뒤 검찰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떠나는 채동욱 검찰총장.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떠나는 채동욱. 2013.9.13 박지환 popocar@ -
떠나는 채동욱. 2013.9.13 박지환 popocar@ -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혼외자식’ 논란에 전격 사의 표명을 한 뒤 대검찰청 청사를 떠나면서 취재진들 앞에서 심경을 발표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채동욱 검찰총장
연합뉴스 -
조선일보의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의혹’ 보도와 관련해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가 조선일보 보도를 전면 부인하며 언론사에 보낸 편지 사본. 임씨는 편지에서 조선일보 보도와 관련해 “제 아이는 채동욱 검찰총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
채동욱 검찰총장이 최근 불거진 혼외아들 논란에 대한 유전자검사를 받을 용의가 있다고 밝힌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이 점심식사를 위해 간부식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지환 popocar@seoul.co.kr -
’혼외자녀’ 의혹을 받고 있는 채동욱 검찰총장(가운데)이 9일 오후 서울 대검찰청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한 여성과 혼외관계를 유지하며 아들까지 낳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채동욱(오른쪽 두 번째) 검찰총장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식사를 마친 뒤 식당을 나서고 있다. 채 총장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연합뉴스 -
검찰총장 의혹 제기에 뒤숭숭한 검찰
6일 한 일간지가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보도하자 검찰 조직은 이른 아침부터 긴박하게 움직였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가는 검사들의 모습.
연합뉴스
15일 검찰 안팎에서는 조선일보가 보도한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에 대해 황 장관의 감찰 지시가 내려지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여당 등의 부당한 압력이 있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채 총장이 사퇴한 일련의 과정을 ‘검찰 흔들기’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채 총장 사퇴 발표 직후인 지난 13일 서울서부지검 검사들은 밤늦게까지 평검사회의를 열었다. 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모아 내부 통신망(이프로스)에 올렸다.
이들은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한 이후 곧바로 검찰총장이 사퇴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으로 비쳐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총장은) 사의 표명을 거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이날 수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 서울북부지검 등 전국 각 검찰청에서도 평검사들이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청와대의 발표로 연기됐다.
평검사회의는 2003년 처음 비검찰 출신 법무부장관인 강금실 장관이 임명될 당시 개최된 이래 2005년 형사소송법 개정, 2011년 검·경수사권 갈등, 2012년 검사비리, 성추문 사건 등 검찰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열렸다.
지난 14일에는 김윤상(44·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채 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부당한 감찰 압박을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박은재(46·연수원 24기) 대검 미래기획단장도 법무부의 감찰 지시 결정을 비판했다.
김 과장은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 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때 함량 미달인 나를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자책한 뒤 “아들, 딸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물러난다”고 밝혔다.
김 과장의 연수원 동기이자 대검 중간간부인 박은재 미래기획단장도 ‘장관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총장의 언론보도 정정청구로 진정국면에 접어든 검찰이 오히려 장관 결정으로 동요하고 있다”면서 “지금 대다수의 국민은 특정 세력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정권에 밉보인 총장의 사생활을 들추어 흔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주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도 “감찰관이 해외 출장 중인 상황에서 국장이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 막았어야 한다. 너무도 안타깝다”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중간 간부급 검사들의 연이은 반발에 이어 일선 평검사들도 평검사 회의를 열어 채 총장의 사퇴에 대해 ‘부당하다’는 의견을 모으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제2의 검난(檢)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3-09-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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