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동아시안컵] 피는 진했고, 北은 강했다
수정 2013-07-22 00:00
입력 2013-07-22 00:00
태극낭자, 8년만의 남북전 1-2 역전패
태극낭자들이 강호 북한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아쉽게 졌다. 그러나 피는 하나로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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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 여자부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한국의 김수연이 선제골을 넣고 있다.
안주영jya@seoul.co.kr -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동아시아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 여자부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한국의 지소연이 넘어진 북한의 호은별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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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EAFF 동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 대한민국과 북한의 경기 후반 북측 김남희 선수가 쥐가 난 한국 지소연 선수의 발을 풀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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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한과 북한의 동아시아컵 경기에서 한국여자대표팀 감독이 땀을 닦고 있다.
박지환 popocar@seoul.co.kr -
21일 오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한과 북한의 동아시아컵 경기에서 북한 선수단이 2:1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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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한과 북한의 동아시아컵 경기에서 북한 선수단이 2:1로 승리를 거둔 후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박지환 popocar@seoul.co.kr -
21일 오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한과 북한의 동아시아컵 경기에서 북한 선수단이 2:1로 승리를 거둔 후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박지환 popocar@seoul.co.kr -
21일 오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한과 북한의 동아시아컵 경기에서 한국 선수와 남한 선수가 공을 다투고 있다.
박지환 popocar@seoul.co.kr -
21일 오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한과 북한의 동아시아컵 경기에서 관중들이 한반고기가 그려진 풍선을 들고 응원을 하고 있다.
박지환 popocar@seoul.co.kr -
21일 오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한과 북한의 동아시아컵 경기에서 한국 선수와 남한 선수가 공을 다투고 있다.
박지환 popocar@seoul.co.kr -
21일 오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한과 북한의 동아시아컵 경기에서 한국 선수가 북한 선수의 손을 잡아 주고 있다.
박지환 popocar@seoul.co.kr -
한국 첫골
안주영jya@seoul.co.kr -
21일 오후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남한과 북한의 동아시아컵 경기에서 북한의 3번 허은별 선수가 팀의 첫번째 골을 성공 시키고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박지환 popocar@seoul.co.kr -
한국여자축구대표팀 수비수 조소현(오른쪽)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여자부 첫 경기에서 북한 수비수 조은향의 공을 뺏기 위해 격렬한 몸싸움을 펼치고 있다.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남북대결인 만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관중들은 따뜻한 박수로 격려했고, 흰색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선 북한 선수들은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벌려 화답했다.
오길남 북측 선수단장과 문장홍 북측 축구협회 부회장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과 함께 VIP석에 앉았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약 35명도 관중석을 지켰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회원들은 ‘백두에서 한라까지 조국은 하나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경기 내내 “조~국통일”을 외쳤다. 관중은 총 6530명.
훈훈한(?) 공기와 달리 그라운드에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북한 선수들은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전사’로 돌변했다. 왼쪽 가슴에 백호와 인공기를 나눠 단 선수들은 90분 내내 몸을 날리며 서로를 쫓았다.
FIFA 랭킹 16위 한국이 한 수 위인 북한(9위)을 상대로 기선을 제압했다. 김수연이 전반 26분 먼저 골망을 갈랐다. 지소연(아이낙)이 때린 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나오자 달려들며 강력한 슈팅을 다시 날렸다. 1-0. 그러나 리드는 잠시였다. 전반 36분 코너킥 때 한국 수비가 흐트러진 사이 허은별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허은별은 2분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머리로 정확히 받아넣어 역전까지 시켰다. 두 팀은 후반에도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지만 추가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로 짜여진 북한 선수단은 승리가 확정되자 껴안고 환호한 뒤 골대 뒤 관중석으로 뛰어가 손을 흔들며 박수를 보내는 관중들에게 답례했다.
두 골을 몰아친 허은별은 단단한 체격(165㎝ 60㎏)과 저돌적인 돌파로 승리를 견인했다. 포지션은 수비수로 등록됐지만 A매치 7골(20경기)을 터뜨린 라은심(압록강축구단)과 ‘투톱’으로 자주 나섰다. 2011년 독일 FIFA여자월드컵에서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와 18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최근에 복귀했다. 북한은 당시 도핑에서 5명이 걸려 2015년 캐나다 월드컵 출전길이 막혔고, 국제 무대에서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1990년 남북통일축구 때 선수로 만난 뒤 23년 만에 조우했다는 두 감독은 덕담을 건넸다. 윤덕여 한국 감독은 “2015년 캐나다월드컵을 앞두고 일본, 북한 등 세계적인 팀들과 겨루는 건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잘했던 부분을 배우고 부족한 것은 보완하겠다”고 했다. 김광민 북한 감독은 “남측이 전보다 많이 발전했다”면서 “남측의 완강한 공격에 우리는 소심한 경기를 했고 선제골까지 내줘 당황했지만 두 골을 넣어 회복할 수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국은 오는 24일 화성에서 중국과 2차전을 치르고, 북한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일본을 상대한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2013-07-22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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