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기는 뚱뚱해도 쓰레기는 홀~쭉하다
수정 2013-06-04 00:32
입력 2013-06-04 00:00
성북, 음식물 쓰레기 퇴비로 바꾸는 처리기 도입
전국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3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의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성북구 제공
여기까지라면 다른 지자체에서 도입한 RFID 수거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성북구 RFID 수거기에는 특별한 재능이 있다. 음식물 쓰레기 양을 줄이는 기능이다. 발효와 건조를 반복하며 즉석에서 처리한다. 음식물 쓰레기 100㎏을 넣으면 16㎏ 정도가 흑색 가루 형태의 건조물로 배출된다는 것. 부산물은 퇴비나 바이오매스 연료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가 자원으로 완벽하게 재생되는 셈이다.
시범 사업을 해봤더니 지난해 1년 동안 아파트 단지 1곳(403가구)에서 모두 102.2t에 달하는 음식물 쓰레기가 버려졌으나 부산물은 14.8t만 수거됐다. 감량율이 무려 85.8%에 달했다.
물론 기기를 관리하는 인건비와 감량 과정에 필요한 전기 요금이 들어간다. 그래도 기존 수집·운반·처리 방식보다 절반이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명품인 탓에 기기 값이 좀 비싸다. 그래도 5년만 쓰면 본전을 뽑는단다. 이후 절약되는 비용은 지역 복지를 위해 쓸 수 있다. 구는 1차로 23개 단지 1만 2000가구에 명품 RFID 기기 81대를 들여놨다. 내년에 120대, 2015년 200대를 도입해 관내 아파트 단지 6만 5800가구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경우 해마다 26억원 이상 절약될 것으로 구는 보고 있다. 올해 성북구 음식물 쓰레기 처리 예상 비용은 51억원이다.
양옥석 재활용팀장은 “재생 퇴비를 쓰는 상자 텃밭도 놓는 등 작은 체험 학습장도 만들 예정”이라며 “또 각종 공지 사항을 전하는 디지털 장치도 도입하는 등 수거기를 생활 친화적인 스마트 기기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3-06-04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